니퍼트 없이 버틴 두산, 전화위복 해피엔딩?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7.27 05: 56

더스틴 니퍼트(34, 두산 베어스)의 복귀가 임박했다. 그 사이 팀은 선두 삼성의 뒤를 계속 쫓고 있었다. 에이스가 돌아오면 선두 도약도 불가능이 아니다.
니퍼트는 지난 26일 이천 베어스파크에서 kt wiz를 상대로 퓨처스리그 경기에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 호투했다. 두산은 29일 화성에서 있을 화성 히어로즈와의 퓨처스리그 경기에 니퍼트를 다시 던지게 한 뒤 1군에 등록할 계획이다. 김태형 감독도 26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8월 2일 잠실 삼성전에 니퍼트를 올릴 것이다"라고 밝혔다.
물론 투구 수는 골반 통증을 딛고 돌아왔던 4월 10일 잠실 LG전(77구) 때와 마찬가지로 80개 미만으로 조절해줄 방침이다. 8월 2일에 선발로 등판할지, 불펜에서 대기할지도 아직은 정해진 것이 없다. 1군 등록 역시 29일 퓨처스리그 경기에서 통증이 없어야 한다는 전제가 붙는다.

거의 2개월 가까이 에이스가 자리를 비우며(마지막 1군 등판 6월 7일 목동 넥센전) 위기론이 대두되기도 했지만, 두산은 잘 버텼다. 대체 선발인 허준혁이 5경기에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80으로 기대 이상의 호투를 매 경기 펼쳐준 덕분이었다. 이제 니퍼트가 돌아오면 진야곱이 불펜에서 힘을 보태는 그림이 구상되어 있는 상태다.
김 감독도 26일 마산 NC전을 앞두고 "니퍼트가 부상을 당한 대신 허준혁을 건지지 않았나"라며 기뻐했다. "허준혁은 사실 구상에도 없었던 선수다"라는 것이 김 감독의 설명. 허준혁은 올해 1군 전지훈련 대신 퓨처스 팀을 따라 대만에서 스프링캠프 기간을 보냈다. 그러나 선발 수업을 받고 꾸준히 던진 결과 지금은 1군에서 선발로 자리를 잡았다. 니퍼트가 와도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는 허준혁의 것이다.
김 감독은 "처음엔 그냥 퓨처스리그에서 잘 던지는 정도로 생각했다. 한용덕, 이상훈 코치가 추천했을 때도 '준혁이요?'라고 되물을 정도였다"라고 말을 이었다. 하지만 주위에서 지켜본 코치들의 조언을 믿고 지켜본 결과 좋은 선발투수를 하나 더 얻게 됐다. 최근 두산 퓨처스 팀 관계자 역시 "준혁이는 대만에서부터 눈빛이 남달랐다. 잘 던질 것 같았다"라고 덧붙인 바 있다.
니퍼트가 1군에 없던 사이 영입되어 짧은 기간에 기대와 실망을 모두 안긴 앤서니 스와잭이 안정될 기미를 보였다는 점 역시 두산으로서는 고무적인 소식이다. 26일 경기에서 5⅓이닝 7피안타 5탈삼진 3볼넷 4실점으로 결과는 좋지 않았지만 3회말까지는 좋은 내용을 보이며 무실점 호투했다. 김 감독도 "실점은 했지만 지난 등판보다는 많이 좋아져서 앞으로 본인의 기량을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투구 내용을 칭찬했다.
허준혁이 굳건히 뿌리를 내린 가운데 니퍼트가 에이스의 위용을 되찾고, 스와잭까지 KBO리그에 적응을 마치면 전반기 2위를 달린 원동력이었던 두산 선발진은 더 강해진다. 니퍼트가 어깨 충돌 증후군이라는 진단을 받고 엔트리에서 제외됐을 때만 해도 상위권 수성 위기가 왔다고 했지만, 이제는 전화위복을 통한 해피엔딩의 조건들이 완성되어가고 있는 두산의 여름이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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