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가 외국인 타자 댄 블랙(28)의 공백을 확실히 느끼고 있다. 시너지 효과가 사라지며 최근 팀 타율이 떨어지고 있다.
kt는 비로 인해 3일 연속 휴식을 취했다. 전력이 완전치 않은 kt로선 반가운 비였을 수도 있다. 하지만 3일을 쉬고 치른 26일 잠실 LG전에서 0-9로 영봉패를 당했다. 팀 내에서 박경수만 2안타로 멀티 히트를 기록했을 뿐이다. 앤디 마르테-김상현-장성우의 중심타선에선 2안에 그쳤다. 중요한 순간엔 병살타가 나오며 아쉬움을 삼켰다. 최근 5경기 중 3경기에서 영봉패를 당하고 있는 kt다.
kt의 올 시즌 상승세는 타선에서부터 시작됐다. 시즌 초반 옆구리 부상으로 빠져있던 마르테가 복귀해 팀 타선에 힘을 보탰고 앤디 시스코를 대신해 영입된 블랙의 가세로 타선에 짜임새가 생겼다. 여기에 하위 타순의 활약까지 맞물리며 무서운 타격감을 자랑했다. 6월 이후 올스타전까지 타율 3할2리(3위) 팀 홈런 42개(2위)로 각종 공격 지표에서 환골탈태한 모습을 보였다.

중심에는 역시 마르테와 함께 블랙이 있었다. 3번 마르테에 이어 4번 타자 블랙이 버티고 있으니 어떤 선수와도 쉽게 승부를 할 수 없었다. 블랙은 올 시즌 28경기서 타율 3할4푼9리 7홈런 20타점 장타율 6할6리 출루율 4할1푼3리로 활약했다. OPS가 1.019에 달했고 득점권 타율도 3할3푼3리로 나쁘지 않았다. 타선의 힘으로 상승세를 타며 6월 이후 19승 18패(승률 5할1푼4리)의 호성적.
하지만 블랙이 부상으로 빠진 후에는 팀 타선이 제대로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블랙은 지난 20일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14일 잠실 두산전에서 베이스러닝을 하는 과정에서 오른쪽 손목을 다쳤다. 진단 결과 오른 손목 척골에 실금이 발견돼 약 4주 정도의 결정아 예상되고 있는 상황. 블랙은 21일 곧바로 일본의 이시지마 재활원으로 향했다. 마르테가 옆구리 부상을 당했을 당시 찾았던 병원으로, 빠른 복귀를 위한 선택이었다.
공교롭게도 kt는 블랙이 부상으로 빠진 이후 5경기에서 1승 4패를 기록했다. 15~16일 잠실 두산전에선 0-11, 0-3으로 2경기 연속 영봉패를 당하기도 했다. 사실 블랙이 없는 상태로 치른 경기는 더 있었다. 지난 4~5일 수원 KIA전에서 블랙이 허리 담 증세로 처음 선발에서 제외된 것. 그러나 당시엔 팀 타선이 전체적으로 상승세를 타던 시점이었다. 블랙의 공백을 느끼지 못하며 12-3, 9-2의 승리.
하지만 결국 팀 타선이 꾸준하기 위해선 확실한 4번 타자가 있어야 한다. 그 역할을 했던 게 블랙인데 핵심 선수가 빠지니 힘을 잃고 말았다. 블랙이 빠지기 시작한 15일 경기부터 현재까지 5경기 팀 타율이 2할4푼2리. LG(.222)에 이어 리그 9위에 머물러 있다. 6월 이후 화끈했던 타력이 점차 약화되고 있다. 블랙의 빈자리를 채워줄 중심타선의 활약, 특히 4번 타자 김상현의 역할이 중요해 보인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