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그레인키(32, LA 다저스)의 연속이닝 무실점 기록은 45⅔이닝에서 멈춰섰다.
그레인키는 27일(이하 한국시간) 미 뉴욕의 시티필드에서 열린 뉴욕 메츠와의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3회 아쉬운 상황이 겹친 끝에 실점을 허용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3⅔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던 그레인키의 기록은 45⅔이닝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했다.
2회까지 퍼펙트 피칭을 펼쳤던 그레인키는 3회 들어 다소 아쉬운 상황으로 찜찜하게 실점을 허용했다. 선두 뉴웬하우스에게 몸에 맞는 공을 내준 것이 화근이었다. 이어 플라웨키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는데 중견수 피더슨이 공을 더듬는 사이 뉴웬하우스가 3루까지 가 무사 1,3루에 몰렸다.

여기서 타석에 들어선 투수 디그롬은 1루수 방면 땅볼을 쳤다. 이에 곤살레스는 그레인키의 기록을 의식한 듯 곧바로 홈으로 공을 던졌는데 3루 주자 뉴웬하우스의 슬라이딩이 조금 더 빨랐다. 포수 그랜달은 아쉬운 듯 벤치에 리플레이 사인을 보냈지만 비교적 명확한 정황에 다저스는 리플레이를 포기했다.
결과론이지만 만약 피더슨이 공을 한 번에 잡았다면 주자는 3루까지 가지 못해 무사 1,2루가 됐을 것이다. 디그롬의 1루 땅볼 때는 포스 아웃 상황이라 병살 플레이를 노려볼 수도 있었다. 모든 것이 맞아 떨어졌다면 실점하지 않을 수도 있었다는 의미다. 그러나 이미 지나간 일이었고 그레인키도 특별한 동요 없이 3회를 마쳤다. 실점은 일단 자책점으로 기록됐다.
한편 그레인키는 이날도 외로웠다. 7이닝 동안 4피안타 3볼넷 3탈삼진으로 버텼으나 타선이 1점도 뽑지 못하는 빈타를 선보이며 두 자릿수 승수 점령을 다음 기회로 미뤘다. 그레인키가 올 시즌 2실점 이상을 기록한 것은 20번의 등판 중 고작 5번이다. 그러나 승수는 9승에 그치고 있다. 그나마 0-2로 뒤진 9회 타선이 연속 적시타로 동점을 만들어 그레인키의 패전 요건을 지워준 것이 다행이었다.
그레인키의 이번 기록은 리그 확장 시대인 1961년 이후 4위 기록에 해당한다. 다저스 프랜차이즈의 위대한 스타들인 오렐 허샤이저(1988년, 59이닝), 돈 드라이스데일(1968년, 58이닝)이 1·2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 3위는 1968년 밥 깁슨의 47이닝이었다. 지난 경기에서 21세기 최고 기록이었던 브랜든 웹(2007년)의 42이닝 기록을 넘어선 그레인키는 역대 4위에 이름을 올렸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