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우느냐가 이 팀의 미래가 될 것이다".
한화에는 요즘 신인 투수들이 넘쳐난다. 주축 투수들의 부상과 부진 그리고 베테랑 투수들의 방출 등으로 마운드 전력 누수가 극심한 상황, 김성근 감독은 어린 투수들에게 시선이 고정돼 있다. 지난 주말에는 김민우가 데뷔 첫 선발등판을 가진 가운데 박한길·김범수도 프로 데뷔전을 치렀다.
김성근 감독은 "투수가 없다. 이제 어린 아이들을 써야 할 상황이 됐다. 우린 지금 새로운 힘이 필요하다. 과연 어린 투수들이 얼마나 힘을 쓸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확실한 플러스요소가 없는 마운드에서 어린 투수들의 불확실한 성장에 기대야 하는 상황이 막막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김 감독은 불가피하게 이뤄지고 있는 마운드 세대교체를 통해 미래를 보고 있다. 김 감독은 "어린 아이들을 고치면서 경기에 많이 써볼 것이다. 김민우·박한길·김범수·조영우 등을 어떻게 키우느냐가 이 팀의 미래가 될 것이다"고 이야기했다. 당장의 성적만큼 장래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민우는 이제 선발로 고정된다. 김 감독은 "당분간이 아니라 선발이 없는데 김민우를 키워야 한다"며 "자기 폼대로 던지면서 컨트롤이 낮게 좋아지고 있다. 지금보다 구속을 더 높여야 한다. 150km까지는 던져야 한다. 느린 커브에 포크볼도 던진다. (선발로서) 많은 것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민우와 함께 입단한 좌완 신인 김범수에 대해서도 흥미로운 시선을 보였다. 비록 26일 대전 삼성전 데뷔전에서 이승엽에게 볼넷 1개를 주고 마운드를 내려갔지만 김 감독은 "내년 쯤 마운드 전력이 될 것이다. 폼을 고친 뒤 많이 좋아졌다. 불펜에서 던지던 공을 던지면 재미있을 것이다"고 했다.
140km대 후반의 강속구를 던지는 우완 박한길도 26일 삼성전에 데뷔했다. 1이닝 1피안타 1볼넷 1탈삼진 1실점. 김 감독은 이미 시즌 초부터 "150km를 던지는 재미있는 아이가 있다"며 박한길에게 흥미를 보인 바 있다. 박한길을 후반기 전력으로 활용하기 위해 기존 베테랑 투수들을 방출시켰다.
지난해 데뷔한 우완 조영우에게도 김 감독의 시선이 향해 있다. 김 감독은 "조영우도 점점 나아지고 있다. 분명 앞으로 좋아질 것이다"고 장담하듯 말했다. 조영우 역시 올해 1군 성적은 1경기 등판이 전부이지만 김 감독이 지난해 가을 마무리캠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공들여 지도한 유망주 중 하나다.
김 감독은 무너진 마운드 복구를 위해 2군 투수들까지 수시로 1군에 불러 직접 지도하고 있다. 26일에는 허유강과 구본범도 김 감독 지도를 받았다. 김 감독은 "허유강은 원래 커브가 좋은 투수인데 커브가 사라졌다. 그것을 살려야 한다. 구본범도 고쳐야 한다"며 "없으면 만들어야 한다. 미리 대비를 해놓아야 한다"는 말로 뉴 페이스 발굴에 사활을 걸겠다고 강조했다.
김 감독이 꼽은 한화 마운드 미래들이 당장 위기에 빠진 팀에 과연 어떤 힘이 될 수 있을지 흥미롭다. /waw@osen.co.kr
김민우-박한길-김범수-조영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