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훈 갑이 될 뻔 했다. 하지만 역전패로 빛이 바랬다. 권창훈(21, 수원 삼성)과 수원 삼성 모두 아쉬운 순간이었다.
권창훈이 아쉬움을 남겼다. 권창훈은 26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3라운드 전북 현대와 원정경기에 선발로 출전했다. 중앙 미드필더로 출전한 권창훈은 최전방의 서정진의 움직임에 따른 유기적인 플레이로 저돌적인 침투를 선보여 전북 수비진을 흔들었다. 그러나 권창훈의 활약에도 수원은 1-2로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전 수원 서정원 감독은 최전방에 배치한 서정진이 좌우 측면으로 빠지면 2선에서 공간 침투를 선보일 것이라고 예고했다. 권창훈은 산토스와 함께 2선 침투의 주인공이었다. 권창훈은 저돌적인 침투와 아낌없는 중거리 슛으로 전북 수비진을 정신을 차리지 못하게 만들었다. 권창훈은 자신에게 수비가 붙으면 동료를 활용한 연계 플레이를, 떨어지면 중거리 슛을 시도했다.

공격의 시작도 권창훈이었다. 권창훈은 전반 8분 아크 정면에서 수비수 윌킨슨을 여유롭게 제친 후 중거리 슛을 시도해 활약의 시작포를 알렸다. 전반 26분 프리킥 기회에서는 산토스의 슈팅 직후 2선에서의 쇄도로 문전 기회를 만들어 전북 수비진이 당황하게 만들었다. 또한 후반 13분에는 골대를 강하게 때리는 슈팅으로 전북으로 넘어가던 분위기를 다시 수원으로 돌리기도 했다.
권창훈의 수 차례 슈팅에도 전북의 골문을 열리지 않았다. 그러나 무의미한 슈팅은 아니었다. 권창훈은 이날 시도한 5차례의 슈팅 중 4개를 유효 슈팅으로 연결했다. 1개의 슈팅을 제외한 모든 슈팅이 골키퍼 권순태과 전북 수비진을 괴롭혔다는 뜻이다. 전북으로서는 활발한 공격을 펼치는 권창훈을 견제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전반 12분 나온 선제골도 권창훈의 움직임 속에 산토스가 노마크 기회를 잡아 골로 연결한 것이다.
하지만 권창훈의 활약은 빛을 보지 못했다. 후반전에 전북에 주도권을 내준 수원은 후반 37분 루이스에게 동점골을 허용했다. 수원은 후반 39분 권창훈을 빼고 양상민을 투입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오히려 3분 뒤 이재성에게 역전골을 허용했다. 벤치에서 승리를 간절히 바라던 권창훈으로서는 아쉬움이 진하게 남는 순간이었다. /sportsher@osen.co.kr
전주=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