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좌완 에이스 양현종이 11승 사냥과 1점대 ERA 사수에 실패했다.
양현종은 29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시즌 20번째로 선발등판했다. 성적은 7이닝 6피안타 2볼넷 2실점. 탈삼진은 4개. 2-2로 팽팽한 가운데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통에 승수추가는 실패했다. 더욱이 소방수 윤석민이 승계주자 2명의 득점을 허용해 평균자책점은 1.83에서 2.02로 높아졌다.
SK는 이른바 양현종 저격타선을 내놓았다. 4번타자 앤드류 브라운을 1번타자, 이적생 정의윤을 4번타자로 배치했다. 3번 최정부터 9번 김성현까지 우타자였다. 양현종과 상대전적에서 비교적 우수한 우타자들을 집중배치해 응집력과 파괴력을 기대한 것이다.

그러나 1회부터 3회까지는 완벽한 투구에 막혔다. 양현종은 선두 앤드류 브라운을 1루 뜬공으로 처리하고 이명기는 2루 땅볼, 최정은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다. 이어 2회도 정의윤, 이재원, 김강민을 모두 범타로 유도했고 3회 역시 삼진 1개를 곁들여 삼자범퇴.
4회부터는 위기탈출 넘버원이었다. 4회초 선두 브라운에게 좌전안타를 맞았고 1사 2루에서 최정의 땅볼을 잡은 유격수 박찬호의 야수선택이 나왔다. 그러나 정의윤을 헛스윙 삼진으로 잡았고 이재원에게 볼넷을 내줘 만루위기에서도 김강민의 잘맞은 타구가 2루수 정면으로 날아가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타선이 2회말 김호령의 적시타로 한 점을 뽑았지만 이후 추가득점에 실패했다. 4회말에는 선두타자 이범호가 우중간 2루타를 날렸지만 후속타자가 침묵을 지켰다. 결국 양현종도 한 점을 지키지 못했다. 5회초 1사2루에서 김성현에게 3루수 옆으로 빠지는 적시타를 맞았다. 타선이 침묵하면서 승리를 자신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6회초 선두타자 최정에게 초구 몸쪽 슬라이더 던지다 노림수에 걸려들어 왼쪽 담장을 넘어가는 120m짜리 홈런을 맞았다. 시즌 9번째 피홈런이었다. 나머지 세 타자를 모두 내야뜬공으로 처리했지만 1-2로 역전을 당해 뒷맞이 개운치 못했다. 이러다 뒤집기를 당할 수도 있었다.
타선이 6회말 동점에 성공했으나 7회초 흔들렸다. 나주환에게 구사한 체인지업이 실투가 되면서 철망을 맞는 좌월 2루타를 내줬다. 넘어가지 않은게 행운이었다. 희생번트에 이어 김성현의 잘맞은 타구가 전진수비를 펼치던 박찬호의 글러브에 빨려들어가며 더블 아웃으로 위기를 넘었다. 4회 1사1,3루와 2사만루, 7회 1사3루의 위기에 전력투구로 버텨냈다. 위기에서 더욱 강했다.
그러나 8회까지 마운드에 오른 것이 악수가 됐다. 브라운에게 우중간 안타, 이명기에게 볼넷을 허용하고 마운드에서 내려갔다. 소방수 윤석민이 구원에 나섰지만 1사후 정의윤 안타에 이어 이재원에게 우익수 앞 2타점 적시타를 맞았다. 고스란히 양현종의 실점이 됐고 1점대 방어율 사수에 실패했다. 타선이 윤희상을 상대로 2득점에 그친 것도 양현종에게는 뼈아픈 대목이었다./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