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고 크는 김재윤, 직구로 정면 돌파 한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7.30 06: 03

김재윤(25, kt 위즈)이 어려운 상황 속에서 마운드에 오르며 한 단계 성장을 노리고 있다.
김재윤은 올 시즌 kt의 ‘히트 상품’ 중 하나다. 가장 먼저 주목을 받은 건 단연 마무리 장시환(28)이다. 조범현 kt 감독은 전반기가 끝난 후 MVP 장시환을 가장 먼저 꼽았다. 당연한 결과였다. 여기에 장시환의 뒤를 잇는 히트 상품으로 김재윤이 있다. 김재윤은 올해 1월 포수에서 투수로 포지션을 전향한 후 빠르게 1군 무대를 밟았다.
퓨처스리그에서도 4월 22일 첫 등판을 가졌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11경기서 1패 1홀드 평균자책점 1.62의 기록. 16⅔이닝 동안 무려 26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조 감독은 당시 “2군에도 150km를 던지는 투수가 있다”며 흡족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5월 17일 처음 1군에 콜업됐다. 당시만 해도 시험해보자는 목적이 컸을 것이다. 하지만 김재윤은 1이닝 3탈삼진 퍼펙트로 데뷔 무대를 치르더니 점차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주로 점수 차가 크거나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등판해 아웃카운트 1개에서 많게는 2이닝까지 소화했다. 조 감독은 “자기 공 던지기에 정신이 없을 것이다. 투수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에 관리를 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세심한 관리 속에 김재윤은 성장해갔다. 그러더니 어느 순간 필승조에 합류했다. 이제는 타이트한 상황에서 가장 믿을 만한 카드가 됐다. 장시환 앞에서 리드를 지켜줄 선수가 생긴 것.
kt는 후반기 가장 큰 목표 중 하나로 ‘젊은 투수 키우기’를 잡았다. 선발은 물론이고 불펜진까지 어느 정도 그림을 그리고자 한다. 불펜의 중심에는 역시 장시환과 김재윤이 포함돼있다. kt가 내년부터 본격적인 순위 경쟁을 한다면 든든한 불펜진을 필수다. 김재윤도 올 시즌 경험을 바탕으로 한 축이 돼줘야 하는 상황. 최근 경기에서 흔들리고 있으나 이 역시 값진 경험이 되고 있다.
지난 21일 수원 한화전에선 아웃카운트를 1개도 잡지 못하고 4실점으로 부진했다. 특히 팀이 3-1로 앞선 8회초에 등판해 범한 블론 세이브였다. 그러나 김재윤은 다행히도 신인답지 않게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충분히 휴식을 취한 후 26일 잠실 LG전에 등판해 1이닝 1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그리고 29일 목동 넥센전의 피칭은 압권이었다.
kt는 이날 경기에서 5회까지 4-5로 뒤졌다. 팽팽한 승부가 이어졌고, kt도 이 경기를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내며 필승조를 가동했다. 홍성용이 6회말 등판했지만 안타 2개를 맞으며 흔들렸다. 무사 1,2루서 최원재를 투입했고, 유한준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처리하며 한숨 돌렸다. 그 후 조 감독의 선택은 김재윤이었다. 김재윤은 부담스러운 4번 타자 박병호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1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리그 최강을 자랑하는 넥센의 중심타선이기에 쉬운 승부는 아니었다. 하지만 김재윤은 당당한 피칭을 계속했다. 5번 타자 김민성을 상대로 직구 위주의 승부를 펼치며 2B2S의 카운트. 결정구로 150km 패스트볼을 던지며 헛스윙 삼진을 유도했다. 이어 윤석민에게 슬라이더로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은 후 3구만에 루킹 삼진으로 잡았다. 이 결정구 역시 150km의 빠른 패스트볼. 1사 만루의 위기를 힘으로 진화했다.
kt는 끝내 4-6으로 패했으나 여전히 당당한 김재윤의 피칭은 큰 수확이었다. 최근 경기에서 다소 부진했지만 150km에 육박하는 패스트볼로 건재함을 과시했다. 어쨌든 올 시즌 필승조 김재윤은 맞으며 커야 하는 실정이다. 조 감독 역시 이날 경기에 앞서 “올 시즌 끝까지 투수들이 다양하게 경험을 쌓길 바란다”며 당부의 메시지를 남겼다. 과연 김재윤이 kt의 큰 기대 속에 미래 불펜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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