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내기 1위' KIA 드라마 신풍속도 '9회 본방사수'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5.07.30 06: 58

KIA의 끝내기 극장이 성황이다. 적어도 KIA 팬들에게는 최고의 흥행을 달리는 어느 영화 못지 않은 명품 역전극이다. 9회만 되면 운동장이 들썩거린다. 관중들도 이제는 지고 있더라도 섣불리 자리를 뜨지 않는다. 9회의 드라마가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장면 1
지난 24일 롯데와의 경기가 벌어진 챔피언스필드의 풍경. 롯데 공격이 살아나면서 점수차가 1-6로 벌어지자 관중들은 하나 둘 씩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그런데 8회말 공격에서 KIA가 6-6 동점을 만들었다. 그러나 9회초 두 점을 내주자 관중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그러나 9회말 백용환이 오른쪽으로 끝내기 스리런포를 날려 경기를 끝내버렸다. 일찍 자리를 뜨는 통에 경기의 엑기스를 놓친 관중들이 많았다.

#장면 2 
28일 SK와의 경기. 1-1로 팽팽했지만 선발 임준혁이 최정에게 투런포를 맞고 1-3으로 승기를 내주는 듯 했다. 브렛 필이 6회 1점 홈런을 날렸지만 7회와 8회 추격에 실패했고 9회 SK 소방수 정우람이 올라오자 그대로 경기는 넘어가는 듯 했다. 그러나 나지완의 2루타와 이홍구의 볼넷에 이어 2사후 김원섭이 역전 스리런포를 날려 드라마를 만들었다. 이때는 관중들이 그대로 자리를 지켰다. 한 점차에서 역전 끝내기를 기대했고 그대로 적중했다.
#장면 3
전날의 9회 역전패를 당한 SK는 KIA 선발 양현종을 잡기 위해 4번 브라운을 1번으로 배치하는 파격타선을 내세웠다. 2-2로 팽팽하게 경기는 진행됐고 8회초 공격에서 양현종과 소방수 윤석민을 공략해 두 점을 뽑았다. 8회말 공격에서 이범호가 추격의 솔로포를 날려 바짝 따라붙었다. 당연히 관중들은 움직이지 않았다. 9회가 남았고 벌써 후반기에 두 번이나 9회 끝내기를 봤으니까. 그래도 최강 소방수 정우람이 이틀연속 무너질 줄 몰랐다. 1사후 볼넷 2개와 안타로 만루가 되더니 2사후 브렛 필이 낮은 볼을 걷어올려 좌중간 끝내기 적시타를 날리고 동료들에게 애정의 구타와 물세례를 받았다. 
광주 챔피언스필드는 8회 초가 되면 출입문을 개방한다. 즉, 돈이 없이도 들어가서 경기를 맛볼 수 있다. 원래는 1000원씩 받았지만 주변 주민들을 위해 무료로 개방했다. 주변 광주천을 찾아 산책을 하다 경기장을 들리는 이들도 많다. 시원한 맥주 한 잔을 곁들여 20~30분 야구를 공짜로 즐길 수 있다. 그런데 광주에서 거둔 후반기 3승이 모두 9회 끝내기 드라마로 이긴 것이다. 말 그대로 9회의 공짜 야구가 짜릿하고 소름 돋는 드라마였다.
KIA는 29일 경기를 끝내기 승리를 거두면서 끝내기 전문팀이 되었다. 전날까지 6번을 기록했던 다른 팀들을 제치고 이부문 단독 1위에 올랐다. 전반기에도 브렛 필, 이홍구, 김민우, 브렛 필 등 네 번이 있었고 후반기 세 번을 더해 1위가 됐다. 팀 순위는 7위이지만 짜릿한 역전 끝내기로 따지면 으뜸이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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