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전을 앞둔 슈틸리케호가 돈 주고도 못 살 보약을 마셨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2015 동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마지막 국내 담금질에 들어갔다. 슈틸리케호는 30일 오후 파주 국가대표 트레이닝 센터(NFC)서 구슬땀을 흘렸다. 명단 발표 이후 지난 27일 처음으로 파주에 모였던 슈틸리케호는 이날 훈련을 마지막으로 31일 오전 결전지인 중국 우한행 비행기에 오른다.
슈틸리케호는 이날 오전 고양의 한 멀티플렉스 상영관에서 선수단을 이끌고 영화 연평해전을 단체로 관람했다. 결전지 입성에 앞서 마음을 다 잡으려는 슈틸리케 감독의 의도였다. 기대 이상의 효과를 봤다.

'현역군인' 이정협(상주)은 영화 관람 후 인터뷰가 불가능 할정도로 울컥했다. 그는 "2002 한일월드컵 때 그저 좋았는데 영화를 보면서 안 좋은 일이 있었다는 걸 알아 울컥했다. 같은 군인으로서 수고하는 장병들에게 고마웠다"며 "연평해전 관람이 긍정적인 자극을 줄 것 같다. 매 경기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 선수들 모두 우승을 목표로 왔다"며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김주영(상하이 상강)은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희생에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다. 지금도 나라를 지키는 분들 덕분에 우리도 축구를 할 수 있는 것 같다"며 "나라를 대표한다는 책임감이 더 커졌다. 축구를 통해 국민들에게 또 다른 힘을 불어넣고 싶다"고 각오를 아로새겼다.
홍철(수원)은 "2002년은 초등학생 때 꿈을 키운 나이다. 그분들의 희생이 있었기에 꿈을 키울 수 있었고 이 자리에 올 수 있었다"고 진심으로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슈틸리케호는 내달 2일 개최국 중국과의 경기서 첫 실전을 치른 뒤 5일 일본과 숙명의 한일전을 벌인다. 9일엔 북한과 최종전을 펼친다. 뜻깊은 보약을 마신 슈틸리케호에 긍정의 기운이 넘실거리고 있다./doly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