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선수들이 화려한 조명탑 불빛 아래 그라운드를 누빌 때 2군 선수들은 땡볕에서 희망찬 내일을 꿈꾸며 오늘도 구슬땀을 흘립니다. "1군에서 선발로 한 번만 뛰어보고 싶다"는 2군 선수들의 꿈과 희망은 현실이 되기도 합니다. 내일의 스타를 꿈꾸며 오늘을 살고 있는 2군 유망주들을 OSEN이 한 명씩 소개합니다.
2011년 10월 23일, 롯데와 SK의 플레이오프 5차전을 앞두고 그 해 1라운드 지명선수가 마운드에 올랐다. 롯데로부터 가장 먼저 호명을 받은 광주동성고 출신 우완 김원중(23)은 190cm가 넘는 큰 키와 당당한 체구, 그리고 훤칠한 외모로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고등학교 2학년때부터 147km 강속구를 뿌리며 많은 기대를 모았던 김원중은 3학년 때 팔꿈치가 아파 제대로 공을 던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롯데 스카우트진은 김원중의 미래를 보고 과감하게 김원중을 찍었다.

2012년, 많은 기대 속에서 프로 첫 해를 시작한 김원중이지만 이번에는 어깨통증이 그를 괴롭혔다. 공을 던지다 쉬다 하면서 힘든 프로생활을 시작했고, 2013년 구단은 김원중에게 입대를 권유한다. 처음에는 프로에서 제대로 보여준 것도 없었다는 생각에 고개를 흔들었지만, 결국 6월 시즌 중 입대를 한다.
잠시 야구와 떨어져있던 2년, 김원중은 상근예비역으로 광주에서 복무하며 운동을 병행했다. 상근예비역은 현역병이지만 출퇴근이 가능한데, 김원중은 오후 6시에 퇴근한 후에는 부대의 허락을 받고 재활센터에서 몸을 만들었다. 팔꿈치, 그리고 어깨가 아팠기 때문에 누구보다 보강운동을 열심히 했다. 그리고 2015년 3월, 통증과 깔끔하게 작별하고 롯데에 복귀했다.
현재 김원중은 퓨처스리그에서 1군 승격에 대한 꿈을 키우며 공을 던지고 있다. 퓨처스리그 성적은 10경기 2승 2패 1세이브 13⅔이닝 평균자책점 3.95다. 경찰청과의 경기가 끝난 직후 이야기를 나눴는데, 마침 2이닝 3볼넷 2실점 1자책으로 블론세이브를 한 직후였다. 김원중은 "속상하지만 여기서부터 많은 경험을 하고, 또 실패를 해야 배운다고 생각한다. 지금은 공을 던진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고 말했다.
군복무를 했던 2년 동안 김원중을 가장 괴롭힌 건 야구에 대한 갈증이었다. 그는 "그때도 운동은 하고 공을 던지고 했지만 결국 선수는 경기를 뛰어야 한다. 그걸 안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힘들었고 경기에서 뛰고 싶었다"고 힘줘 말했다.
롯데 입단 직후 고교시절만큼 구속이 안 나왔던 김원중은 현재 최고구속 147km까지 회복했다. 워낙 키가 큰데다가 타점이 높아 상대하는 타자들이 '마치 마운드 중간에서 공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다. 김원중은 "직구가 가장 자신 있다. 최근에는 145~6km가 최고 구속이고, 평균 142km정도 나오는 것 같다"면서 "일단 직구로 유리한 카운트를 잡고 변화구(커브, 서클 체인지업, 슬라이더)로 유인구를 던진 뒤 다시 직구로 결정구를 삼는다"며 자신의 패턴을 소개했다.
직구가 가장 자신있는 김원중이기에 구위를 더 끌어올리는 게 필수다. 현재 김원중은 구동우 2군 투수코치로부터 조련을 받고 있다. 김원중은 "코치님이 스피드를 늘리기 위해 섀도피칭과 힙턴(허리를 돌리는 것)동작을 많이 강조하신다. 또 투구 메커니즘도 많이 말씀하시는데, 투구 방향성을 잡는다면 제구도 자연스럽게 된다고 하셨다"고 말했다.
최근 김원중은 불펜에서 던지고 있다. 선발과 불펜 모두 가능한 자원이지만 일단 롯데는 불펜에서 키우고 있다. 이종운 감독 역시 김원중의 성장세에 관심을 보이며 최근 1군에 불러 직접 공을 보기까지 했다. 올해 고대하던 1군 데뷔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김원중은 벌써 입단한지 3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1군 마운드가 간절하게 느껴질 수밖에 없다. 그저 "씩씩하게, 패기 있게, 그리고 아프지 않고 던지는 게 목표"라고 말할 뿐이다.
그래도 평생 기억에 남을 1군 첫 공은 정해 놨다. "가장 자신 있는 직구를 던지겠다"고 말이다. 하지만 공은 투수 마음대로 던지는 게 아니다. 웃으며 "그런데 (강)민호형이 커브 던지라고 사인내면 어쩌죠? 그럼 커브 던져야죠"라고 말하는 김원중이다. cleanupp@osen.co.kr
롯데 자이언츠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