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미래 에이스 박세웅(20)이 2연속 선발승으로 가능성을 활짝 꽃 피우고 있다.
박세웅은 올 시즌 가장 큰 관심을 불러 모은 신인 투수 중 한 명이다. 전 소속팀이었던 kt 위즈가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서 뛰면서 순수 신인 자격은 잃었지만 어쨌든 야구팬들이 가장 기대하는 미래 에이스임은 틀림없다. 그렇기에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이적했을 당시의 파장은 컸다. 어떤 팀에 이득인지에 대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트레이드 초반만 하더라도 장성우(kt)의 활약이 대단했다. 젊은 투수들을 이끄는 리드 능력뿐만 아니라 장타력까지 돋보였다. 최근 들어 주춤하지만 kt로선 나쁘지 않은 트레이드였다. 그렇다면 롯데의 손익계산서는 어떨까. 트레이드 직후만 해도 오히려 불펜 투수 이성민의 효과가 빛났다. 박세웅은 선발과 불펜을 오갔지만 데뷔 첫 승을 거두지 못했다. 좋은 구위에도 승운이 따르지 않았다.

하지만 박세웅은 지난 25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하며 데뷔 첫 승을 수확했다. 선발 등판 12경기 만에 맛본 승리였다. 박세웅은 kt 유니폼을 입었을 당시에도 승리와 가까웠던 적이 있었다. 4월 18일 대구 삼성전에서 5이닝 2실점, 그리고 5월 1일 수원 NC전에선 7이닝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팀 타선의 도움을 받지 못하며 승리를 수확하지 못했다. 그리고 다음 날 트레이드가 발표됐다.
롯데 이적 후 눈에 띄는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점차 팀에 적응하며 구위도 좋아지고 있다. 첫 승을 따낸 직후 공교롭게도 친정팀을 만났다. 지난 5월 15일 수원 kt전에선 2⅓이닝 5실점(4자책점)으로 승리에 실패했으나 이번엔 다른 결과가 나왔다. 데뷔 승을 거둔 박세웅은 더 견고해졌다. 몸 쪽, 바깥쪽을 예리하게 찌르는 제구가 일품이었다. 6이닝 1피안타 무실점 호투로 2연속 선발승을 낚았다.
박세웅은 “kt전 첫 등판 때는 친정팀이란 생각이 강했는데, 이번엔 그렇지 않았다. (강)민호형 사인만 보고 던졌다”라고 말했다. 결국 마운드에서 여유로운 모습이 통한 것이다. 그는 “마운드에서 여유는 많이 생긴 것 같다. 자신감도 생겼다”라고 덧붙였다. 이종운 감독은 박세웅의 등판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관심을 많이 받았었는데, 이제는 오히려 편하게 놔두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만큼 성장한 박세웅을 믿었던 것. 점차 그 기대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제는 선발 2연승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날갯짓을 시작했다. 박세웅은 롯데의 ‘우완 안경 에이스’ 계보를 이을 후보로 꼽힌다. 앞선 롯데의 에이스는 故 최동원과 염종석. 그들처럼 금테 안경을 쓸 날에 대해 묻자 “아직은 모르겠다. 고려는 해보겠다”라고 답했다. 일단 ‘야구를 잘 하는 것’으로 목표를 잡았다. 기준은 애매하지만 스스로 “누가 봐도 ‘잘 했다’라고 말할 때 야구를 잘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막 꽃피기 시작한 박세웅의 야구 인생이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고 또 기대된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