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틸리케호, 도전자의 자세로 'Again 2008' 외치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8.01 04: 50

슈틸리케호가 도전자의 자세로 돌아가 'Again 2008'을 외치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지난달 31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이 치러질 중국 우한에 입성했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2일 개최국 중국전을 통해 대회의 문을 연 뒤 5일 일본과 숙명의 한일전, 9일 북한과 최종전을 통해 2008년 이후 7년 만에 대회 우승을 정조준한다.
쉽지 않은 도전이다. 슈틸리케호의 평균 연령은 24.3세, 평균 A매치 출전 6.96경기로 출범 이후 가장 젊고 경험이 없는 대표팀을 꾸렸다. 23명 가운데 무려 18명이 1990년대생이다. 게다 국제축구연맹이 주관하는 대회가 아니라 기성용(스완지 시티), 손흥민(레버쿠젠), 남태희(레퀴야) 등 유럽과 중동에서 뛰는 핵심 요원들이 모두 제외됐다. 

일본도 마찬가지다. 간판 스타인 혼다 케이스케(AC밀란)와 가가와 신지(도르트문트)를 비롯해 유럽파들이 모두 빠진 채 순수 국내파로만 23명을 구성했다. 우사미 다카시(감바 오사카), 시바사키 가쿠(가시마 앤틀러스) 등 국내에서 활약하는 이들이 포함됐지만 전력 약화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반면 중국은 최정예 전력으로 나선다. 2015 호주 아시안컵서 가능성을 선보였던 주축 멤버들이 대다수 이름을 올렸다. 중국을 넘어 아시아를 호령하고 있는 광저우 헝다 소속만 7명. 정즈, 가오린 등 국내 팬들에게도 낯익은 인물도 여럿 보인다. 여기에 관중 동원과 심판 판정 등 홈 이점까지 안고 있어 가장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히고 있다.
슈틸리케 감독도 지난달 31일 기자회견서 "최정예 전력에 홈 그라운드 이점까지 안은 중국이 우승후보다"며 "일본과 우리는 이에 맞서 도전하러 왔다"고 아시아의 호랑이가 아닌 도전자의 자세로 돌아갈 뜻을 내비쳤다.
그러면서 "우리는 23명의 선수가 15개 클럽에서 합류해 감독이나 선수 모두 어려운 부분이 있다. 젊고, 경험이 적은데다가 A매치에 데뷔하지 않은 선수들이 대다수"라며 "많은 관중 앞에서 부담을 떨쳐내고 본인의 능력을 그라운드에서 펼칠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국 전문가인 '캡틴' 김영권(광저우 헝다)도 자세를 낮췄다. "주장인 정즈가 중국을 잘 이끌고 있다. 상대가 강하게 나오는 만큼 우리도 강하게 해야 한다. 몸을 사리고 기가 죽으면 안된다. 자신감이 떨어지면 본연의 플레이가 나오지 않을 것"이라며 경계의 눈초리를 보냈다.
한국 축구는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서 28년 만의 금메달 획득과 올해 초 호주 아시안컵서 27년 만에 준우승을 차지하며 위상을 높였다. 몸을 낮추고 도전자의 자세로 돌아간 슈틸리케호에 어떤 전리품이 주어질지 궁금하다./dolyng@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