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골을 생각하고 있었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1일 오후 중국 우한의 우한 스타디움서 열린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중국과 1차전서 전반 중반 정설빈의 그림 같은 왼발 중거리 선제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한국은 지난 2005년 우승 이후 10년 만의 정상 도전에 발걸음을 재촉하게 됐다. 한국은 앞서 일본을 4-2로 완파한 북한에 이어 2위에 올랐다.

결승골을 터트리며 팀 승리를 이끈 정설빈(현대제철)은 경기 후 인터뷰서 "예상을 뒤집어서 기분이 좋다. 첫 경기를 힘들게 이겨서 보람이 있다"면서 "몸을 푸는데 오후 8시가 맞나 싶을 정도로 후덥지근했다. 이것 또한 경기 일부분이라고 생각해서 승리한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정설빈은 경기장 상황에 대해 "잔디가 물기가 있어 괜찮다고 생각했다. 한국과는 많이 달랐다. 하지만 생각처럼 어렵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정설빈은 전반 중반 자신의 진가를 입증했다. 25분 아크 서클 좌측면에서 날린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넘어갔지만 1분 뒤 아크 서클 우측면에서 상대의 볼을 가로 채 그림 같은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중국의 골망 구석을 흔들었다.
득점 상황에 대해서는 "코치님께서 항상 슈팅 지역에서 시도하라고 말씀하셨다. 슈팅 당시 그 생각이 났다. 잘 맞아서 기분이 좋았고, 승리해서 정말 뜻깊다"면서 "선수들과 똑같이 뭉치자고 강조했다. 부상 선수들이 늘어나 아픔도 있었지만 한 마음이 됐다"고 설명했다.
공격수로 골을 넣으며 한 숨 돌린 정설빈은 "부담감은 항상 있었다. 공격수는 골로 말을 해야하는 자리인데..."라며 말 끝을 흐린 뒤 "항상 골을 생각하고 했지만 아쉬움이 많았다. 그러나 오늘은 오랜만에 A매치 골을 넣어서 뜻깊고 기분이 좋다. 상승세를 타서 다음 경기에도 골을 넣겠다"고 강조했다.
오른팔에 있는 문신에 대해서는 "힘들었을 때 하나씩 새겼다. 많이 힘들었나 싶다(웃음). '비상하지 못했을 때 부러진 날개로 나는 법을 배워라'란 뜻"이라고 설명했다.
다음 상대들에 대해서는 "월드컵에서 우리도 좋은 성과를 냈지만, 다른 팀들도 좋은 성과를 이뤄냈다. 동기부여가 더 많이 됐을 거다. 일본은 우리보다 어린 선수들을 데려와 부담감이 있다. 북한은 아시안게임 이후 처음 붙는다. 아쉽게 패한 뒤 복수할 기회가 없었는데 좋은 경기를 펼치고 싶다"고 강조했다. /dolyng@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