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횡무진’ 김성현, 주전 유격수 자격 증명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02 10: 00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 실책에 대한 악몽이 한동안 김성현(28, SK)을 괴롭혔다. 그러나 그 악몽을 떨쳐내자 자신의 진짜 실력이 나오고 있다. 김성현이 7월 이후 맹활약을 이어가며 자신이 SK의 주전 유격수가 될 자격이 있음을 증명하고 있다.
요즘 SK에서 가장 뜨거운 타자는 간판들이라고 할 수 있는 최정, 이재원, 이명기와 같은 선수들이 아니다. 오히려 9번 타순에서 맹타를 휘두르고 있는 김성현이 더 큰 공격 기여도를 보여주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말 그대로 소리 없이 강하다. 결정적인 순간 해결사 몫까지 하며 알토란 같은 몫을 하고 있다.
7월 시작 이후 타격 페이스가 축 처졌던 김성현이다. 한 때 타율이 2할4푼9리까지 처졌다. 수비가 중요한 유격수라고 하지만 1번과의 연결고리가 되어야 한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없지는 않았다. 그러나 최근 9경기에서는 모두 안타를 쳤다. 멀티히트 경기도 세 차례나 된다. 10경기 타율은 4할1푼2리에 이른다. 또한 결정적인 순간 장타와 적시타도 때리고 있다. 4경기 연속 타점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7월 21일 인천 두산전에서는 사실상 경기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는 3점 홈런을 쳐냈다. 그 후 꾸준히 안타를 만들어내며 타격감을 조율한 김성현은 29일과 30일 광주 KIA전에서 도망가는 적시타를 쳤고 31일 인천 LG전에서도 역시 1점을 추가하는 귀중한 적시타를 기록하며 팀 공격의 선봉에 섰다. 1일 경기에서도 팀은 졌지만 추격의 좌중간 적시 2루타를 때려냈다. 맹타 속에 타율은 2할7푼5리까지 올라갔다. 보름 사이에 2푼5리가 뛰었다.
여기에 수비에서는 기막힌 플레이를 수차례 만들어내며 자신의 진가를 과시하고 있다. 21일 두산전에서는 오재원의 중전안타를 다이빙 캐치로 걷어내는 환상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여기에 30일 광주 KIA전에서는 3회 오준혁의 중전안타성 타구를 날렵한 캐치와 전광석화같은 연결동작으로 아웃시켰다. 31일 LG전에서는 7회 정성훈의 강습타구를 잘 잡아 앉은 자세에서 1루에 송구, 타자를 잡아내는 호수비를 선보였다. 모두 메이저리그급 수비였다.
시즌 초반에는 실책이 많아 스스로도 마음고생을 많이 한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한 차례의 2군행 이후 달라졌다. 최근에는 한결 안정된 플레이를 펼치며 SK 내야진을 철통같이 지키고 있다. 김성현은 6월 24일 이후 가진 24경기에서 2개의 실책을 범했다. 그 전 53경기에서의 실책은 17개였다. 김성현의 안정세를 실감할 수 있다. 주인이 자주 바뀌었던 유격수 자리도 김성현으로 고정되는 추세다.
김성현은 최근 안타 행진에 대해 “안타를 많이 쳐도 팀이 지니까 썩 기분이 좋지 않다”라고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수비 안정세에 대해서는 “어려운 타구를 잡으면 이전에는 아웃시켜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 그러다보니 (조급해져) 실책이 나왔다. 하지만 ‘살아도 된다’라는 생각으로 했어야 했다”라고 돌아봤다. 최근에는 여유를 가지고 좀 더 기본에 충실한 플레이를 하고 있다. 김성현의 종횡무진 활약이 계속될수록 SK 내야는 힘을 받을 수 있다. /skullbo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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