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85일의 기다림’ 박정배의 완벽했던 복귀전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02 20: 55

또 한 번의 시련이었지만 또 다시 일어섰다. SK 불펜의 핵심 퍼즐인 박정배(33, SK)가 감격적인, 그리고 완벽한 복귀전을 가졌다.
박정배는 2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에서 8-2로 앞선 9회 마운드에 올랐다. 남은 1이닝을 고려하면 점수차가 크게 벌어져 있는 상황이라 일반적인 투수라면 큰 조명을 받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박정배라면 말이 달랐다. 어깨 시술 이후 385일 만의 복귀전이었기 때문이다.
2012년 SK에 입단한 뒤 2012년 4승3패3홀드 평균자책점 3.14, 2013년 5승2패14홀드 평균자책점 1.65를 기록하며 SK 불펜의 기둥 중 하나였던 박정배는 지난해 올스타 브레이크 이후 탈이 난 오른 어깨에 칼을 댔다. 수술까지는 아니었지만 어깨를 열었다는 점에서 1년 이상의 공백이 예상됐다. 유독 부상이 많았던 박정배로서는 다시 어둠 속에 빠지는 순간이었다.

그러나 누구보다 성실히 재활에 임했고 결국 예상보다 빠른 페이스를 선보일 수 있었다. 주위에서 모두 놀랄 만한 재활 속도였다. 6월부터 퓨처스리그(2군) 경기에 뛰며 컨디션을 조율한 박정배는 1군에 다시 돌아오며 복귀전을 예고했다. 비록 등록 이후 빡빡한 경기가 이어지며 등판 시점을 잡지 못했지만 이날은 6점의 점수차에서 마운드에 올라 팬들과 다시 인사를 나눴다.
투구내용은 완벽했다. 물론 LG 타선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시점이었지만 박정배의 공은 살아있었다. 첫 타자 서상우에게 던진 초구 빠른 공은 146㎞가 찍혔다. 결국 4구째 134㎞ 포크볼로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양석환은 3구째 120㎞ 커브로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그리고 채은성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내고 복귀전을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경기 후 동료들도 마운드에 올라 박정배의 복귀를 축하했다.
박정배는 경기 후 "끝나고 나니까 나도 모르게 눈물이 났다. 재활하면서 고생을 했던 부분보다는 1년 만에 꼭 돌아가자는 목표를 이룬 부분과 그 동안 주위에서 많이 신경 써 준 가족들과 코치분들 때문에 눈물이 난 것 같다"라면서 "오래간만에 등판이라서 긴장했지만 1구 1구 집중했다. 아프지 않고 던지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이 행복을 좀 더 오래오래 유지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skullboy@osen.co.kr
인천=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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