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철체력' 북한, '조직력' 일본을 누르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8.02 21: 14

강철체력의 북한이 조직력의 일본을 맞아 한여름 밤의 뜨거운 명승부를 연출했다.
북한은 2일(한국시간) 오후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일본과의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첫 판서 2-1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23인 전원 국내파로 팀을 꾸린 일본은 전반까지 우승후보 다운 저력을 과시했다.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은메달 멤버가 주축인 북한에 개인 기량과 조직력에서 모두 한 수 위의 기량을 과시했다. 

바이에른 뮌헨 출신 우사미 타카시가 이끄는 공격진은 시종일관 날카로웠고, '캡틴' 모리시게 마사토가 지휘하는 수비진은 철통 수비를 뽐냈다.
시작 전부터 이목을 끈 사나이 우사미는 뮌헨과 호펜하임 등 독일 분데스리가 무대를 거친 유럽파 다운 기량을 선보였다. 간결한 볼 터치와 폭발적인 스피드에 결정력까지 겸비한 모습이었다. 오는 5일 일본과 맞붙는 한국의 경계대상 1호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앞선에선 선제골의 주인공 무토 유키도 인상적이었다. 그는 전반 3분 선제골 장면에서 엔도 와타루가 올린 크로스를 문전으로 쇄도해 오른발에 맞히는 집중력을 보였다. 몇 차례 날카로운 침투 패스도 기억에 남을만했다.
수비진에선 '주장' 모리시게의 지휘가 돋보였다. 최후방 수비수로서 일본의 뒷마당을 든든히 지켰다. 180cm의 크지 않은 신장이지만 남다른 서전트 점프와 정확한 위치 선정으로 제공권을 장악했다. 이 외 날카로운 왼발과 빠른 스피드를 가진 왼쪽 풀백 후지하루 히로키도 존재감을 드러냈다.
일본의 최대 강점인 물 샐 틈 없는 조직력도 그대로 나타났다. 전반엔 짧은 패스웍을 바탕으로 완전히 주도권을 움켜쥔 채 경기를 운영했다.
약점도 드러났다. 일본의 최대 고민거리인 확실한 최전방 공격수의 부재다. 이날 원톱 공격수로 출격한 가와마타 켄고는 동료와의 연계 플레이에서 합격점을 받았지만 결정력은 낙제점에 가까웠다. 측면 수비도 몇 차례 불안한 모습을 연출했다. 좌우 측면에서 위협적인 크로스를 허용하며 위기를 자초했다.
전반이 일본의 흐름이었다면 후반엔 정반대의 양상이 펼쳐졌다. 북한은 한 발 더 뛴다는 각오대로 왕성한 활동량을 앞세워 일본을 옥죄었다. 전반 일본의 조직 축구에 맥을 못 춘 북한은 후반 들어 쉼 없이 뛰는 축구로 일본을 괴롭혔다. 
단단한 뒷마당에 막혀 쉽사리 일본의 골문을 열지 못하던 북한은 결국 후반 33분 소득을 올렸다. 박현일이 머리로 떨궈준 공을 리혁철이 박스 안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골네트를 갈랐다. 후반 43분엔 극적인 드라마를 연출했다. 박현일이 짜릿한 헤딩 결승골을 터뜨리며 혈투를 매조지했다./dolyng@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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