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계를 1주일 전으로 되돌려보자. 류중일 삼성 감독은 지난달 26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다음 주 6연전이 중요하다. 최소 5할을 해야 하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단독 선두를 질주 중인 삼성이지만 NC와 두산은 결코 쉽지 않은 상대다. 류중일 감독은 "NC는 타격이 좋고 중간 투수가 강해졌다. 그리고 발도 빠르다. 두산 또한 방망이를 잘 친다"고 경계를 늦추지 않았다.
류중일 감독의 우려는 단순한 엄살에 불과했다. 삼성은 NC와 두산을 상대로 5승 1패를 거뒀다. 2위와 격차를 1경기차에서 4경기차로 벌렸다. 2일 잠실 두산전서 1-3으로 패한 게 아쉽지만 기대 이상의 성적이었다. 야구는 투수 놀음. 특히 선발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10개 구단 가운데 선발진이 가장 탄탄한 삼성은 이번 주 선발 야구의 힘이 무엇인지 다시 한 번 보여줬다. 타일러 클로이드를 제외한 나머지 선발 투수 모두 퀄리티 스타트를 달성했다.
특히 그동안 부진했던 장원삼의 구위 회복 조짐은 '가뭄 뒤 단비'와도 같았다. 지난달 31일 잠실 두산전서 7이닝 1실점(4피안타 1볼넷 5탈삼진) 호투하며 시즌 6승째를 따냈다. 올 시즌 최고의 피칭. 장원삼이 선발 등판할 때마다 주전 마스크를 쓰는 이흥련은 "공끝과 컨트롤이 확실히 좋아졌다"고 엄지를 세웠다.

지난주 삼성 타선은 뜨거웠다. 10점 이상 얻은 게 3차례. 경기당 평균 7.2점을 뽑아내는 괴력을 뽐냈다. 이 가운데 박석민의 방망이가 가장 뜨거웠다. 박석민은 무려 6할2푼5리(16타수 10안타)의 고감도 타격을 선보였다. 4차례 대포를 쏘아 올렸고 7타점을 기록했다.
이승엽 또한 4할9리(22타수 9안타)의 높은 타율에 2홈런 5타점을 기록했다. 야마이코 나바로는 두 차례 결승타를 터뜨리는 등 타율 3할8푼1리(21타수 8안타) 4홈런 9타점의 맹타를 휘둘렀다. 박찬도, 이흥련 등 백업 선수들의 활약도 두드러졌다.
앞으로 삼성의 독주 체제는 더욱 굳건해질 듯. 투수 쪽에서는 정인욱과 장필준의 1군 합류가 눈앞이다. 전훈 캠프 때 5선발 경쟁을 펼쳤던 정인욱은 오른쪽 어깨 통증으로 잠시 공을 내려 놓았으나 지난 주부터 3군 경기에 등판하는 등 1군 복귀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다. 해외파 출신 장필준은 퓨처스 마운드에 3차례 오르며 실전 감각을 끌어 올리고 있다. 월요일 경기가 열리면 선발 요원을 보강해야 하는데 이들이 1군 마운드에 가세할 가능성이 높다.
공격에서도 긍정적인 요소가 많다. 왼쪽 무릎 상태가 좋지 않은 채태인이 정상 컨디션을 회복하고 지난주 타율 1할2푼5리(24타수 3안타)로 주춤했던 최형우가 제 모습을 되찾는다면 삼성 타선은 완전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박한이, 조동찬 등 부상 선수들이 복귀 준비를 착착하고 있다. 여러모로 기대되는 부분이 더 많아 보인다. 늘 그래왔듯 올 시즌에도 삼성의 선두 질주 본능은 계속될 전망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