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에서 메시 같은 초특급 선수가 나올 수 있을까.
FC KHT 김희태축구센터 김희태(62) 이사장은 3일 오전 중국 소림사에 위치한 ‘소림국제축구학교’와 기술협정을 맺고 정기적으로 축구기술을 전수하기로 한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한국의 능력 있는 지도자와 손을 잡고 중국축구를 이끌어 갈 선수를 키워내겠다는 야심찬 계획의 첫 걸음이다.
중국축구대표팀은 한국보다 한 수 아래로 여겨진다. 2일 치러진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1차전서 중국은 김승대와 이종호에게 연속실점을 허용하며 한국에 0-2로 완패를 당했다.

중국축구가 약한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중국의 인구는 많지만 실제 축구를 하는 유소년 선수의 숫자는 많지 않다. 그 중 진지하게 프로선수를 꿈꾸는 숫자는 더 적다. 축구로 성공할 수 있다는 인식이 많지 않은 편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다. 중국프로리그가 급성장하며 ‘축구선수로 성공하면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 자리잡기 시작했다. 여기에 시진핑 국가주석이 축구를 적극 장려하는 정책을 독려하고 있다. 축구를 하나의 산업으로 보고 국가성장 원동력 중 하나로 삼겠다는 의지다.
시진핑은 중국축구선수의 숫자를 4억 명 수준까지 늘리겠다는 생각이다. 20만 명 당 한명 꼴로 메시 같은 초특급 선수가 나온다고 가정하면 무려 2000명의 스타가 나온다는 계산이다. 특히 소림사처럼 무술로 조예가 깊은 어린 학생들이 축구에 눈을 돌리면서 스타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김희태 이사장은 안정환(39), 박지성(34) 등 내로라하는 선수들의 축구스승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바르셀로나 성인 B팀에서 활약하는 이승우(17)도 초등학교시절 김 이사장의 지도를 받고 성장했다. 김 이사장은 “무술과 축구는 스텝 등 쓰는 기술이 다르지만 소림사 학생들이 기본적으로 몸이 가볍고 체력과 신체균형이 좋다. 많은 선수들이 축구에 매진하다보면 메시 같은 선수가 나오지 말란 법이 없다”고 중국축구의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물론 어려운 점도 있다. 중국인 특유의 느긋한 습성이 장애물이다. 한국 선수들은 악착같이 뛰며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기질이 있다. 자신의 모자란 점이 있다면 더 연습을 해서라도 만회하려고 한다. 대표적인 선수가 박지성이다.
반면 중국선수들은 일정수준 이상을 달성하면 자기 기량에 만족해 연습을 게을리 하는 경향이 있다고. 최근 중국프로축구선수들은 중국프로리그에서의 대우에 만족해 유럽무대 도전을 꺼린다. 유소년들도 비슷한 성향을 깨지 못한다면 제아무리 많은 선수들이 훈련해도 메시 같은 대스타는 나올 수 없다는 분석이다.
과연 크게 기지개를 편 '대륙의 축구'가 얼만큼 성장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