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축구의 대부가 본 스타제자들의 학생시절은 어떤 모습이었을까.
FC KHT 김희태축구센터 김희태(62) 이사장은 3일 오전 중국 소림사에 위치한 ‘소림국제축구학교’와 기술협정을 맺고 정기적으로 축구기술을 전수하기로 한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김희태 이사장은 “중국에서 메시 같은 대선수를 발굴하겠다”는 기대감을 보였다.
김희태 이사장은 60여 명의 국가대표 선수들을 키워낸 한국축구의 산파다. 현역시절 국가대표 수비수였던 그는 ‘차범근 전담마크맨’으로 명성을 떨쳤다.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그는 아주대, 명지대, 대우 로얄즈, 국가대표팀을 거쳤다. 현재 그는 경기도 포천에 소재한 ‘김희태 축구센터’에서 유망주들을 발굴하는데 전력을 쏟고 있다.

김희태 이사장이 명지대 감독시절 박지성(34)을 허정무 전 감독에게 천거해 태극마크를 달도록 한 일화는 유명하다. 노력파였던 박지성은 김희태 이사장의 조련 하에 대선수로 성장했다. 결국 박지성은 한국인 최초로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 입단해 한국축구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김희태 이사장은 “박지성은 참으로 성실한 선수였다. 항상 모자란 부분이 있으면 나머지 훈련을 해서라도 채워야 성이 차는 선수였다. 당시 박지성의 체격이 왜소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집중적으로 시켰던 것이 주효했다”며 회상했다.
박지성은 본인의 엄청난 노력에 약간의 행운이 더해져 대선수가 될 수 있었다. 김희태 이사장은 “박지성에게 일본리그 진출을 추천했다. 그 때 40경기를 넘게 뛰면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만약 게임을 못 뛰었다면 박지성도 이렇게 큰 선수가 되지 못했을 것”이라며 한창 뛸 나이 선수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선수 성장에 매우 중요함을 강조했다.
맨유시절 박지성은 엄청난 활동량으로 ‘산소 탱크’라는 별명을 얻었다. 김 이사장은 “그렇게 많이 뛰고 적재적소에 공을 주는데 동료들이 박지성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었을 것”이라며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안정환(39)도 김희태 이사장이 아주대 감독시절 돌봤던 제자다. 김희태 이사장은 “내가 데리고 있던 선수 중 가장 개인기가 좋았던 선수다. 항상 두 세 명은 쉽게 제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었다”고 평했다.
이어 “안정환은 제치는 걸 좋아해서 패스타이밍에 볼을 너무 끌 때가 있었다. 한국선수들이 유럽무대서 성공하려면 첫째 조건이 팀플레이”라고 강조했다.
김희태 이사장의 최근 작품은 이승우(17, 바르셀로나 B팀)다. 이승우는 초등학교시절 김희태 축구센터에서 5년 동안 수련을 쌓으며 축구의 기본기를 다졌다. 김희태 이사장은 “축구신동이 나왔다고 할 정도로 이승우의 재능은 최고다. 그렇게 공을 잘 차는 선수를 본적이 없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어 김 이사장은 “이승우는 승부욕이 너무 강할 때가 있었다. 성인선수로 성장해서 잘해야 진짜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 아직은 더 지켜봐야 한다”며 따뜻한 조언을 했다. / jasonseo3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