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연전이 아닌, 2연전 일정이 시작됐다. 이동 횟수가 많아질 수밖에 없어 상대적으로 선수들에게는 체력적으로 큰 부담이 되는 시기다. 그렇다면 각 팀의 이동거리는 어떨까. 이동거리가 경기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는 없지만 한화와 KIA의 버스 이동 시간은 꽤 차이가 날 것 같다.
KBO 리그는 4일부터 2연전 일정을 시작으로 나머지 일정을 소화한다. 일단 9월 13일까지 2연전 일정으로 편성되어 있으며 이후 미편성된 팀당 1경기와 비로 취소된 잔여경기를 합쳐 추후 재편성된다. 올해는 월요일 경기 도입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일정에 따른 각 팀의 손익계산도 분주해질 전망이다.
3연전과 2연전의 차이는 꽤 크다. 선수들의 생활이 불편해진다. 자주 버스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피로가 가중된다. 숙소 생활도 차이가 난다. 3연전의 경우 선수들은 숙소에서 최소 2박, 또는 3박을 하기에 짐을 풀고 최대한 편안한 환경을 만들려고 한다. 하지만 2연전의 경우 하루를 자고 숙소에서 다시 나오는 경우도 있다. 한 선수는 “어차피 하루 자는 것이라 짐을 풀지 않을 때도 있다”라고 이야기한다. 잠자리도 편하지 않다.

그렇다면 올해 잔여경기에서의 이동거리는 어떨까. 경기장을 기준으로 한 이동거리를 집계한 결과 가장 적게 이동하는 팀은 한화로 약 2400㎞ 정도였다. 국토의 중앙에 위치한 대전을 홈으로 쓰는 한화는 위로 가나, 아래로 가나 이동거리가 그렇게 길지 않다. 여기에 홈 4연전이 두 차례 있고 9월 1일부터 6일까지는 홈 6연전을 갖는다. 아이가 있는 경우 “원정이 더 편하다”라고 말하는 선수들도 있지만 원정 숙소와 집에서의 휴식 질은 엄연한 차이가 있기 마련이다.
두산과 SK도 이동거리는 약 2600㎞ 정도로 적은 편에 속했다. 두산의 경우는 수도권 팀과의 잔여경기가 상대적으로 많고 가장 이동거리가 긴 남부지방 원정이 비교적 한 번에 몰려 있는 쪽에 속한다. 이를 테면 9월 3일과 4일 마산에서 NC와 경기를 갖고, 올라오는 길에 5일과 6일 대전에서 한화와 경기를 하는 식이다. SK는 홈 4연전이 세 번이나 있다.
LG, kt, NC 또한 3000㎞ 미만의 이동거리였고 삼성도 3000㎞를 갓 넘기는 수준이었다. 큰 차이가 있다고는 할 수 없다. 부산을 홈으로 써 이동거리에서는 항상 불리한 롯데도 3100㎞ 남짓으로 큰 차이가 없었다. 롯데도 홈 4연전이 세 번이 있고 수도권 원정이 몰려 있는 경우가 있어 이동거리가 줄었다.
다만 넥센(약 3700㎞)과 KIA(약 3800㎞)는 상대적으로 이동거리가 길다. 넥센은 8월 중순까지는 홈 6연전이 벌어지고 수도권 팀들과의 경기가 이어지는 등 가장 여유가 있는 편에 속한다. 그러나 8월 말부터 부산, 광주 원정이 이어지는 등 한 번 서울에 갔다, 다시 지방으로 내려가는 일정이 상대적으로 많은 편이다.
KIA는 이동의 양과 질에서 모두 최악이라고 할 만하다. 팔도유람이다. 당장 이번 주부터 서울, 광주, 마산을 오가야 한다. 다시 광주로 가 4연전을 치르고 또 서울로 올라오고, 다시 광주로 갔다 부산과 인천을 오가는 일정이 계속 반복된다. 지방과 수도권 일정이 번갈아가며 벌어져 꽤 많은 시간을 버스에서 보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이 기간에는 경기장에서 잘 하는 것 만큼이나 잘 쉬는 것이 최대 관건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