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시즌을 앞두고 많은 선수들이 중국 LOL 시장으로 진출했다. 혹자들은 갑작스런 리그 시스템 개편으로 설 자리를 잃은 선수들의 중국 진출을 아쉬워했지만 혹자들은 큰 무대에서 한국 프로게이머의 위상을 높이기를 기대하면서 박수를 보냈다.
3년간 정들었던 무대를 떠나기는 쉽지 않았지만 그 역시 안주하기 보다는 과감한 도전을 선택했다. 마치 자신의 애칭인 '불꽃'처럼 말이다. 불꽃 같이 한국 LOL리그를 뜨겁게 달궜던 그가 이제는 중국 LOL리그 LPL 무대를 뜨겁게 하고 있다. 바로 불꽃남자 '플레임' 이호종이다.
'플레임' 이호종은 LOL FA 마지막 대어였다. 원하지 않고 뜻하지 않았던 FA였지만 탑 라이너가 다시 주류가 된 2015시즌에서 그는 당연히 특급 선수였고, 그가 시장에 나오자마자 러브콜이 쇄도했다. 국내 팀의 러브콜도 있었지만 이호종의 선택은 중국 LGD게이밍이었다. 2년간 5억원 이상의 특급 대우로 중국무대로 진출했다. 1주일간의 짧은 휴가를 마치고 돌아가는 그를 OSEN이 지난 달 27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에서 만났다.

중국 무대로 진출했던 스프링 시즌 성적은 다소 주춤했지만 최근 이호종의 기세는 역시 '플레임'이라는 찬사가 나올 정도로 회복했다. LPL 서머시즌 초반까지 흔들렸지만 6월 중순 이후 승률이 올라가면서 서머시즌 13전 7승 6패를 기록 중이다. 정규시즌인 LPL과 별도로 데마시아컵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두 달만의 한국 방문이었다는 이호종에게 오랜만에 한국에 들어온 소감을 묻자 그는 백만불짜리 미소로 화답했다. "두달 정도 된것 같아요. 서머시즌 중이기는 하지만 비자문제로 잠깐 들어왔어요. 잠깐이지만 한국에 들어오니깐 너무 좋네요. 처음에 중국에 갔을 때는 너무 힘들었거든요. 우선 주변 사람들이 모두 바뀌고 팀 문화를 비롯해, 팬 여러분들 모든게 달라졌잖아요. 향수병이라고 그러나요. 처음에는 한국을 떠나니깐 정말 하나 하나가 너무 힘들었어요".
이어 그는 "그래도 지금은 잘 적응하고 있어요. (최)천주형, (구)승빈이랑 친해지면서 생활하기에는 한결 수월해졌죠. 중국인 동료들하고 지금은 서로 잘 안통하는 말이지만 주고받으면서 친해지고 있어요. 요즘에는 음식이 좀 불편한 것 빼면 시간 가는 줄 몰라요. 팀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위해 동료들과 의기투합한 상태라고 할까요. 다들 열심히 하고 있어요"라며 팀 분위기를 전했다.
LGD 초반 '에이콘' 최전주와 주전경쟁이 힘들지 않았냐는 물음에 이호종은 최천주와 주전경쟁이 아닌 중국에서 처음에 적응해야 했던 어려운 점들에 대해 솔직하게 털어놨다.
"처음에는 많이 힘들었죠. 그래도 지금은 좋아요. 완전히 적응했어요. 처음에는 주전경쟁 보다도 문화가 달라서 힘들었죠. 우리 팀 코치님이 선수를 배려하는 차원에서 큰 도움을 줬지만 쉽지 않았어요. 그 때 도움을 준 사람이 천주형과 '옴므' 윤성영 코치님이에요. 아 승빈이도 그렇고요. 윤성영 코치님은 경기 내적인 부분외에도 그냥 제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셨고, 천주형은 경쟁 상대임에도 잘 해줬어요. 좋은 사람이에요. 승빈이는 처음에는 친해지기 힘들었는데 알고 보니 따뜻한 놈이더라고요. 유쾌한 친구죠
물론 아직도 어려운 점이 없지는 않아요. 음식같은 건 지금은 조금씩 먹지만 여전히 잘 먹지는 못해요. 저희는 그래서 숙소 주변에서 간단하게 해결할 때가 많아요. 그래서 이번 한국에 왔을때 정말 배부르게 잘 먹고 가요."

불과 1주일 남짓한 짧은 기간이지만 이번 휴가에서 좋았던 점과 아쉬운 점을 묻자 이호종은 단연 친정인 CJ에서의 하룻밤과 가족과의 짧은 만남을 이야기했다.
"오랜만에 동료들과 만났는데 너무 좋았어요.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는데 웬걸요. 여기가 최고구나라는 생각을 했어요. 얼굴 보고 밥먹고 편안하게 쉬었던 숙소에서 하룻밤이지만 많은 걸 담고 돌아가는 것 같아요. 상면이형이랑 껴안고 잤는데 그것도 최고였고요. 정말 잘 쉬고 돌아가요. 아쉬웠던 점은 저를 만나려고 어머니와 이모가 서울로 올라오셨는데 제가 몸이 안 좋아서 정말 식사만 간단하게 했을때요. 제가 몸이 안 좋은 걸 보신 어머니가 우시더라고요."
팀 분위기가 좋아지는 것에 발맞춰 최근 팀 성적도 올라가고 LGD. 이호종은 기회가 왔다는 표현을 했다. 자신의 선수생활을 걸고서 뛰겠다는 열의를 드러냈다.
"롤드컵이나 대회 우승에 대해서 솔직하게 이야기드리면 크지 않았어요. 그런데 동료들과 마음이 맞으면서 다시 우승에 대한 열망이 일더라고요. 롤드컵 무대는 정말 밟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요. 저는 선수생활이 많이 남아 있다고 생각하지 않아요.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고 싶어요".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