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 그랜드슬램' 박인비, "다음 목표, 차근차근 생각할 것"
OSEN 강필주 기자
발행 2015.08.04 10: 09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박인비(27, KB금융그룹)가 금의환향했다.
박인비는 4일 인천 영종도 인천공항 입국장을 통해 귀국,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밝혔다. 또 오랜만에 출전하는 국내 대회와 내년 국가대표 자격으로 출전할 수도 있는 리우올림픽에 대해서도 자신의 입장을 설명했다.
세계랭킹 1위 박인비는 전날(3일) 새벽 영국 스코틀랜드 트럼프 턴베리리조트(파72, 6410야드)에서 마친 '2015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총상금 300만 달러, 우승상금 45만 달러)' 마지막 4라운드에서 최종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침묵의 암살자'라는 별명답게 첫날 공동 13위로 시작한 박인비였지만 2라운드 9위, 3라운드 공동 5위로 치고 올라온 후 마지막날 대역전극을 펼쳐보였다. 박인비가 이룬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지난 2003년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이어 12년만이고 LPGA 역사상 7번째 이룬 대기록이다. 박세리도 이루지 못한 한국 최초이며 아시아 선수로도 최초다.
박인비는 "멀게만 느껴졌던 일이었다. 브리티시 오픈은 벽인가 했는데 꿈만 같다.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기쁘다"며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한 소감을 전했다.
이어 박인비는 "우승 직후에는 실감하지 못했는데 비행기를 타고 오면서 생각해보니 조금씩 실감하겠더라"면서 "무엇보다 KB금융그룹 윤종규 회장 님을 비롯해 도와주신 분들 생각이 많이 났다.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는데 KB팀과 부모님, 한국에서 밤늦게까지 응원해주신 팬들에게 감사하다"고 주위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먼저 전했다.
박인비는 지난해 10월 결혼한 남편 남기협 씨의 외조에 대해 "내 생각은 100점"이라고 웃은 뒤 "사실 샷이 안되니까 저보다 더 열심히 스윙을 연구하는 것 같다. 내가 쉬고 있으면 남편이 30분 더 연습했고 자기 생각을 말하기도 하고... 나보다 2~3배 더 노력했다. 내가 어느 정도 노력했다면 남편이 있어 2~3배 더 효과를 거둔 것 같다"고 고마움과 걱정스러움을 동시에 표현했다.
선수로서 사실상 최고의 목표라 할 수 있는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이룬 박인비다. 어린 나이에 이뤘기에 박인비의 다음 목표가 더욱 궁금했다. 박인비는 "조금은 생각해봤지만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2~3년 더 걸릴 것이라 생각했다. 사실 이렇게 빨리 할 줄 몰라 다음 목표는 아직 설정 못했다"면서 "차근차근 생각해보면 할일이 많을 것 같다. 훌륭한 선수들이 너무 많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길은 너무 멀다. 앞으로 목표를 설정하느냐에 따라 얼마나 더 선수생활할 것인가. 어느 정도를 할 것인가가 달라질 것이다"고 신중하게 말했다.
올 시즌 가장 큰 목표였던 '브리티시여자오픈'을 제패한 박인비에 대한 기대감은 이제 '슈퍼 커리어 그랜드슬램'으로 자연스럽게 넘어갔다. 슈퍼 그랜드슬램은 지난 2013년 '에비앙 마스터스'가 메이저대회로 승격하면서 5개로 늘어나 생긴 새로운 기록이다. 지금까지 슈퍼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선수는 캐리 웹(호주)이 유일하다.
에비앙 마스터는 박인비가 지난 2012년 7월 열렸던 대회에서 이미 우승컵을 들어올린 바 있다. 하지만 당시는 메이저 대회가 아니었다. 박인비는 오는 9월 열리는 '에비앙 마스터스'마저 우승을 차지하며 또 한 번 LPGA 역사에 이름을 올리게 된다.
박인비는 "큰 욕심은 없다. 2012년에서 우승했고 똑같은 장소에서 경기하고 똑같은 트로피가 집에 있고 해서 그것만으로도 우승자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메이저대회에서 우승하면 좋을 것 같긴 하다"고 말했다.
박인비는 오는 7일부터 사흘 동안 제주도 제주시 오라컨트리클럽에서 열리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총상금 5억원에 초청선수 자격으로 출전한다.
박인비는 아직 국내 대회 우승이 없는 것에 대해 "1년에 2~3번 출전해왔다. 국내 대회에서도 우승하고 싶다. 하지만 아직 많은 대회가 남아 있어 욕심을 내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또 삼다수 마스터스에 대해 "편하게 임하고 싶다. 오랜만에 국내 경기이고 국내 팬들을 만나기 때문에 기대되고 설레기도 한다"면서 "욕심내지 않고 하다보면 좋은 성적으로 연결되지 않을까 싶다"고 웃어보였다.
한편 박인비는 내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대표팀 발탁이 유력하다. 이에 "올림픽은 제게 꿈인 것 같다. 금메달에 대해서는 생각하지 않았다. 출전하는 것 자체가 영광이고 출전하는 것 자체도 쉽지 않다. 출전에 의의를 두고 있고 나라를 위해 경기 할 수 있는 기회 자체가 꿈 같은 이야기다"고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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