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12분 뛴 전가을, 황금 오른발로 일본 침몰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8.04 21: 30

전가을(현대제철)이 단 12분만 뛰고도 미친 존재감을 과시하며 '숙적' 일본을 침몰시켰다.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여자 축구대표팀은 4일(이하 한국시간) 저녁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일본과의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2차전서 조소현과 전가을의 릴레이 골을 앞세워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이로써 지난 1일 중국을 1-0으로 물리친 윤덕여호는 2연승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대표팀은 오는 8일 열리는 북한과의 대회 최종전을 통해 지난 2005년 이후 10년 만에 정상에 도전한다.

출발은 좋지 못했다. 전반 30분 불운의 선제골을 내줬다. 나카지마 에미의 중거리 슈팅이 박스 안 권하늘의 몸에 맞고 굴절, 김정미가 지키는 골문을 통과했다. 야속한 골이었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캡틴' 조소현이 영화의 예고편을 상영했다. 0-1로 뒤지던 후반 9분 골문에서 약 40M 떨어진 지점에서 볼을 가로 챈 조소현은 그대로 단독 질주해 박스 안으로 침투, 수비수를 앞에 놓고 골문 구석을 향하는 오른발 동점골을 터뜨렸다.
90분의 정규시간이 모두 흐르고 추가시간 4분이 주어졌다. 경기는 양 팀의 무승부로 끝나는 듯했다. 전가을이 극적인 역전 드라마의 주인공이 됐다. 아크서클 왼쪽에서 얻은 프리킥을 오른발로 절묘하게 감아 차 일본의 골네트를 갈랐다. 상대 골키퍼가 손을 뻗어봤지만 골대 구석을 향하는 공을 막을 도리는 없었다.
전가을은 이번 대회 부상으로 지난 1일 중국과의 1차전을 벤치에서 지켜봐야 했다. 지난달 끝난 캐나다 여자월드컵 이후 대회 직전까지 WK리그의 무리한 일정을 소화한 탓이었다.
이를 악물었다. 불의의 십자인대 부상으로 낙마한 심서연을 위해서라도 한일전 승리는 간절했다. 전가을에게 주어진 시간은 추가시간을 포함해도 15분에 불과했다. 기적을 일구기엔 충분했다. 전가을의 황금 오른발이 윤덕여호와 심서연을 살렸다./dolyng@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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