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원점에서 출발한 노경은 "내게 맞는 폼 찾았다"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8.05 13: 02

충분한 시간을 두고 준비시킨 노경은(31, 두산 베어스)이 점차 변화하고 있다. 기대했던 모습으로 돌아온다면 큰 힘이 될 수 있다.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이현승이 최근과 같은 모습을 보여주기 전까지 두산 불펜은 크게 안정되지 못했다. 노경은의 도움이 필요했지만, 두산은 그가 정상적인 피칭을 보일 수 있을 때까지 기다려주기로 했다. 원점으로 돌아가 다시 남은 시즌을 준비하게 된 노경은도 이를 받아들이고 달라지기 위해 노력을 거듭한 결과 이제는 가시적인 성과들이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3일 말소된 노경은은 이후 퓨처스리그 7경기에서 1승 1세이브, 9이닝 7피안타 5탈삼진 3볼넷 3실점(2자책)의 준수한 성적을 올리고 있다. 무엇보다 고무적인 것은 구위와 마음가짐 모두 좋았을 때의 모습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이다. 노경은 본인은 물론 그를 지도하고 있는 이상훈 코치도 이 점에 동의했다.

노경은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때 이상훈 코치님이 신경을 많이 써 주셨다. '열흘 동안 코치 믿고 따라올래?' 라고 하셔서 알겠다고 했다. 그리고 10일 동안 경기에는 나가지 않고 피칭만 했다. 코치님은 피칭을 많이 시키시는 편은 아닌데 내가 160개 던지고 하루 쉰 뒤 다시 170개씩 던지곤 했다. 코치님이 말리셨는데 몸 상태가 워낙 좋아서 괜찮다고 했다"며 이 코치에게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태형 감독이 노경은을 퓨처스리그로 보내면서 주문한 것들이 조금씩 완성되고 있다. "감독님께서 하체를 활용하고 공을 거칠게 던지는 것, 공을 숨기는 것을 강조하셔서 바꾸기 위해 노력했는데 그게 생각보다 빨리 됐다. 그래서 코치님과 나 모두 기대가 크다. 폼을 바꾸면 항상 일시적으로는 좋다가 나중에는 본래 모습으로 돌아오는데, 이번에는 그 단계를 지나서도 좋다. 실험 끝에 나한테 맞는 폼을 찾은 거다"라는 것이 노경은의 설명이다.
세트 포지션에서 턱 밑에 글러브를 두었지만 현재는 글러브 위치를 조금 더 귀에 가깝게 바꿨다. 그러면서 공을 숨기는 디셉션이 좋아졌고, 타자들이 느끼는 그의 공도 달라졌다. 노경은은 "지금은 공을 놓을 때만 손이 보이게끔 하는데, 그만큼 몸을 틀어야 하기 때문에 반동이 생겨 그 전에 맞아 나가던 공이 파울이나 내야 플라이, 포수 파울 플라이가 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마운드에서 효과가 눈에 띄자 자신감도 다시 붙었다. "빠른 볼에 대한 자신감이 생겼다. 변화구도 구종은 그대로인데 폼이 와일드하게 바뀌면서 스타일이 다 변했다. 더 강인하게 공을 던지는 모습을 빨리 보여드리고 싶다"고 노경은은 기대감을 나타냈다. 특히 커브의 각이 이전과 다르게 변했다며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는 반응을 나타냈다.
자신감이 올라온 만큼 팀이 원한다면 얼마든지 연투도 가능하다. 노경은은 "(권)혁이 형은 어떻게 저렇게 많이 던질까. 힘들지 않을까 생각도 했는데 지금은 매일 던져도 괜찮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밸런스가 좋으니 매일 나가라고 해도 웃으면서 나갈 것 같다. 패전처리도 괜찮고, 2이닝을 던져도 괜찮다. 팀이 필요할 때 나가서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 성적은 잘 되면 따라오는 거다. 1군 마운드에 서는 것 자체가 좋다"는 말로 의욕을 숨기지 않았다.
사실 노경은은 모친상을 치른 후 부친의 건강까지 악화되어 마음고생이 가실 날이 없었다. 하지만 다행히 지금은 부친의 건강이 조금은 회복된 상태. 이에 노경은도 아버지의 몸 상태가 더욱 호전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마운드에 오를 계획이다.
노경은은 "아버지가 야구장에 몰래 혼자 오셔서 조용히 야구를 보신다. 그래서 예전에는 원정을 가면 가끔 아버지와 식사도 하곤 했다. 그 낙으로 사시는 분인데 내가 부진하니까 신월중학교에서 야간에 사회인 야구 하는 것을 보러 다니시더라. 내가 빨리 몸을 만들어서 1군 경기에 나가 좋은 모습을 보여드려야 아버지가 낙이 생길 것 같다"며 이제는 부친을 위해 좋은 피칭을 하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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