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패 탈출의 선봉장으로 큰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 한화 외국인 투수 미치 탈보트(32)가 최악의 투구 내용으로 조기 강판됐다. 4일 휴식 후 등판에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에서도 탈출하지 못했다. 이로써 인천에서 나온 김성근 감독의 선발투수 조기 투입 승부수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탈보트는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SK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으나 1회에만 5실점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인 끝에 조기강판됐다. 1회에만 39개의 공을 던지며 홈런 하나를 포함, 3피안타 4볼넷 5실점이라는 최악의 결과를 남겼다. 4연패에 빠진 팀을 구하기 위해 다시 4일을 쉬고 마운드에 올랐지만 오히려 다른 선수들이 등판하는 것보다 못한 성적을 냈다.
최근 5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 평균자책점 6.20의 부진한 성적을 냈던 탈보트였다. 여기에 세 번 연속 4일 휴식 후 등판이라 체력적인 부분에서 우려를 모았던 것도 사실. 물론 올 시즌 SK와의 2경기에서 2승 무패 평균자책점 0.75로 매우 강했다는 것이 고려된 투입이었다. 또한 연패 탈출이 시급한 한화에서는 가장 믿을 만한 카드였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결과는 최악에 가까웠다.

1회부터 어려운 상황이 이어졌다. 선두 이명기에게 유격수 옆 내야안타를 맞은 탈보트는 1사 후 최정에게 볼넷을 내줬고 정의윤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으며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이재원 김강민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불안감을 남기더니 결국 브라운에게 던진 147㎞ 빠른 공 승부수가 통타당하며 좌월 만루포를 맞았다. 초반 기세가 완전히 SK로 넘어가는 순간이었다. 결국 4개의 볼넷이 모든 실점의 화근이 됐다.
탈보트는 2회 박한길로 교체되며 이날 경기를 일찌감치 마쳤다. 불펜 체력에 큰 여유가 없는 한화가 2회에 탈보트를 바꿨다는 자체가 구위에 대한 냉정한 평가라고 볼 수 있다. 결국 탈보트 승부수가 무위로 돌아간 한화는 또 불펜투수들이 나머지 7이닝을 책임져야 했다. 박한길이 3이닝, 선발로 쓸 수 있는 배영수가 3이닝을 이어 던졌다. 필승조 투수들이야 휴식을 가졌지만 어쨌든 패배 이상의 손실이다. 여기에 이번 2연전은 주중 첫 2연전이었다. 이번 주에만 4경기가 더 남아있다.
더 큰 문제는 한 경기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한화는 4일 인천 SK전에서도 선발 김민우가 2회 무사 2루에서 조기강판됐다. 1회를 1실점으로 막기는 했지만 제구가 흔들리며 불안한 투구가 이어졌다. 이에 한화는 송창식을 2회부터 올렸고 박정진 윤규진이라는 필승조 자원을 모두 동원하며 버티기에 들어갔으나 결국 마운드가 후반 버티지 못하고 2-9로 무너졌다.
김민우 또한 4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순번상으로는 배영수의 등판 차례였지만 충분한 휴식 시간을 가진 배영수 대신 아직은 체력관리 측면에서 서툴 수밖에 없는 김민우의 4일 휴식 후 등판이 이뤄졌다. 모든 것이 결과론이기는 하지만 4일 휴식 후 등판이라는 선발 당겨쓰기는 모두 실패로 돌아간 것도 모자라 팀 마운드 운영에 치명타를 안긴 셈이 됐다. 5할 승률이 무너진 한화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