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전] 1년 전 빚 진 韓 축구, 할릴호지치에 설욕 실패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8.05 21: 10

복수의 칼날을 갈았던 한국 축구가 바히드 할릴호지치(63) 감독에게 끝내 설욕하지 못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5일(한국시간) 저녁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일본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2차전서 1-1로 비겼다.
한국은 전반 27분 장현수가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앞섰지만 전반 39분 야마구치 호타루에게 동점골을 허용해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로써 1승 1무를 기록한 한국은 오는 9일 북한과 최종전서 우승 여부를 결정짓게 됐다.

지난해 6월 22일.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과 할릴호지치 감독이 지휘하는 알제리가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2차전서 맞닥뜨렸다. 물러설 수 없는 중대 일전. 한국은 2회 연속 원정 16강행을 위해 승리가 간절했다. 알제리는 벨기에전 패배로 반전의 계기가 필요했다.
할릴호지치 군단의 완승이었다. 90분 내내 한국을 압도했다. 4-2 완승을 거두며 기사회생했다. 한국은 벨기에와 조별리그 3차전서 패배하며 1무 2패, 최하위로 일찌감치 짐을 쌌다. 반면 알제리는 러시아를 따돌리고 사상 첫 16강 진출의 꿈을 이뤘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알제리의 영웅으로 떠올랐다.
할릴호지치 감독과 한국과의 얄궂은 운명은 계속 됐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지난 3월 한국의 영원한 라이벌인 일본 축구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았다. 동아시안컵은 한국과 할릴호지치 감독이 다시 한 번 만나는 무대였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북한과의 1차전서 1-2 역전패를 당하며 또 한 번 반전이 필요했다. 공교롭게도 2차전 상대는 한국이었다.
할릴호지치 감독은 북한전 이후 핑계를 대며 일본의 여론을 악화시켰다. 위기에서 탈출할 가장 손쉬운 방법은 한일전 승리였다. 지면 벼랑 끝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았다. 더 이상 핑계거리도 없었다.
한국의 출발이 좋았다. 장현수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앞세워 기선을 제압했다. 하지만 야마구치에게 중거리포 동점골을 허용하며 일순간에 복수의 꿈이 무너졌다. 태극전사들은 후반 들어 결승골을 노렸지만 끝내 소득을 올리지 못한 채 그라운드를 떠나야 했다./dolyng@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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