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반기 들어 완연한 상승세를 타고 있는 SK가 좀처럼 넘지 못했던 3연승의 벽을 깼다. 투수들은 잘 던졌고 타자들은 잘 쳤다. 질 수가 없는 경기들이었다. 객관적인 전력에 드디어 불이 붙은 모습이다.
SK는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서 선발 메릴 켈리의 8이닝 1실점 호투와 2회까지만 6득점을 한 타선의 조화에 힘입어 7-3으로 이기고 3연승을 달렸다. 5위 SK는 승패차를 +2로 만들며 한화와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렸다.
3연승이라는 수치는 SK에 적잖은 의미가 있다. SK의 올 시즌 최다 연승은 시즌 초반이었던 4월 4일 목동 넥센전부터 4월 10일 마산 NC전까지 기록한 6연승이었다. 그 후 5월 5일 사직 롯데전부터 8일 인천 삼성전까지 4연승을 기록한 바 있다. 그리고 5월 14일 인천 두산전부터 16일 잠실 LG전까지 3연승을 기록하는 등 힘을 낸 끝에 5월 20일 중간순위 1위로 올라섰다.

하지만 제대로 된 연승은 그것이 마지막이었다. SK는 5월 16일 이후 단 한 번도 3연승을 기록하지 못하며 순위 상승에 어려움을 겪었다. 6번이나 2연승을 기록했지만 그 다음 경기 6경기에서 모두 지며 3연승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순위표에서 이름을 끌어올리려면 3연승 이상의 긴 연승이 필수적인데 SK는 유독 그런 끈질김을 보여주지 못하고 5~6위권에서 고전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에 그 벽을 깼다. 81일 만이다.
LG와 한화가 객관적인 전력에서 강한 편은 아닌 팀이지만 SK의 경기력 자체가 워낙 좋았다. 우선 선발투수들이 판을 든든하게 깔았다. 2일 LG전에서 김광현은 8이닝 2실점(비자책), 4일 한화전에서 윤희상은 6이닝 1실점, 그리고 5일 한화전에서 켈리는 7이닝 1실점으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가장 중요한 선발 싸움에서 모두 완승을 거뒀다.
타선은 상대 선발투수를 초전에 박살내며 팀을 냈다. SK는 후반기 들어 4일까지 팀 타율 2위(.314), 그리고 득점권 타율에서는 1위(.344)를 기록하고 있었다. 전반기에는 부상자들도 많고 기회 때에서의 집중력이 떨어지며 어려움을 겪었지만 완전체가 된 후반기부터는 확실히 나아지는 모습이다.
2일에는 LG 선발 루카스에게 3⅔이닝 7실점의 성적표를 안기며 조기강판시켰다. 4일에는 선발 김민우를 흔들어 조기강판의 빌미를 마련했고 이후 이어진 박빙의 상황에서 송창식 윤규진이라는 상대 필승조를 상대로 2점씩을 뽑아내며 승부를 유리하게 이어갔다. 5일은 결정판이었다. 1회 상대 선발 탈보트를 브라운의 만루포 한 방 등 3안타 4볼넷으로 두들기며 대거 5점을 뽑아 초반 승부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루카스와 탈보트는 이전까지 SK에 강한 면모를 보여줬던 선수라는 점에서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세 번은 당하지 않았다.
SK의 연승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당장 6일부터는 포항에서 선두 삼성을 상대해야 한다. 이제 갓 5위에 올라온 만큼 아직 안심하기도 이르다. 시즌은 지금부터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3연승 기간 중 보여준 경기력은 기대를 품기에 충분하다. 선발 투수들이 최근 안정세고 타선도 살아나고 있다. 수비, 그리고 주루에서도 조금씩 나아지는 면이 뚜렷하다. 이제 SK는 6일 포항 삼성전에서 89일 만의 4연승에 도전한다. /skullboy@osen.co.kr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