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G 연속 QS’ 켈리, 35만 달러 대역습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8.05 21: 30

한동안 고전했지만 이제는 완전히 자신의 모습을 되찾았다. SK 외국인 선수 메릴 켈리(27)가 6경기 연속 퀄리티스타트 행진을 이어가며 SK 우완 에이스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총액 35만 달러, 마이너리거의 대역습이다.
켈리는 5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114개의 공을 던지며 7피안타 무사사구 8탈삼진 1실점으로 역투하며 시즌 7승째(6패)를 따냈다.
이로써 켈리는 최근 6경기에서 모두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하는 맹활약을 이어갔다. 켈리는 7월 5경기에서 경기당 7이닝이 넘는 35⅔이닝을 던지면서 3승 무패 평균자책점 1.26을 기록했다. 그리고 이날까지 6경기에서 모두 최소 6⅔이닝 이상을 던지며 3실점 이하로 막았다. 6월 마지막 경기에서 5.33이었던 평균자책점은 3.84까지 떨어졌다. 한 달 남짓한 사이에 평균자책점이 1.5나 떨어졌다.

켈리는 이런 상승세에 대해 “시즌을 길게 내다보기보다는 매 경기, 매 이닝 전력투구하기로 마음을 먹었고 그 결과 집중력이 좋아졌다”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8월 첫 등판이었던 5일 한화전에서도 7이닝을 소화하는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3연승을 이끌었다.
참 쉽게 쉽게 던졌다. 켈리의 장점이 극명하게 나타난 경기였다. 최고 152㎞에 이르는 빠른 공에 홈플레이트 근처에서 살짝 살짝 변하는 변형 패스트볼, 그리고 언제든지 카운트를 잡을 수 있는 커브와 주무기인 체인지업까지 섞었다. 무엇보다 제구가 잘 됐다. 가운데로 몰리는 공을 많이 찾아볼 수 없을 정도였다. 여기에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는 지구력까지 과시했다. 타선이 1회부터 5점을 내며 켈리를 든든하게 지원한 것 또한 이날 호투의 원동력이었다.
1회부터 3회까지는 퍼펙트 행진이었다. 1회 강경학을 투수 앞 땅볼로, 장운호를 커브로 헛스윙 삼진, 정근우를 유격수 땅볼로 간단하게 처리한 켈리는 2회와 3회에서도 무난한 경기 운영을 선보였다.
6-0으로 앞선 4회에는 약간 흔들렸다. 선두 강경학에게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를 맞았으나 우익수 브라운, 유격수 김성현으로 이어지는 중계 플레이가 완벽하게 이뤄지며 강경학을 3루에서 잡아냈다. 그러나 2사 후 정근우 김태균에게 연속안타를 맞은 것에 이어 김경언에게 우전 적시타를 맞고 첫 실점을 했다. 다만 조인성을 빠른 공으로 삼진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5회에는 황선일 주현상 지성훈을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안정을 찾았다. 6회에는 1사 후 장운호 정근우에게 연속 안타를 맞았지만 한화의 간판 타자인 김태균을 3루수 방면 병살타로 돌려세우고 스스로 불을 껐다. 안정된 투구수 관리 속에 7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켈리는 2사 후 정현석에게 안타를 맞기는 했지만 주현상을 2루 땅볼로 처리하고 이날 경기를 마쳤다. 8회도 별 동요 없이 이닝을 정리했다.
켈리는 경기 후 "내가 던져서 팀이 이기면 항상 기분이 좋다. 오늘 초반에 브라운의 만루 홈런 덕분에 좀 더 공격적인 피칭을 할 수 있었다. 그래서 볼넷 없이 긴 이닝을 던질 수 있었다"라면서 "직구와 커터의 볼끝이 좋았는데 이재원이 그 점을 알고 잘 리드해줬다. 팀이 좋은 흐름으로 가고 있는데 내가 던지는 날에도 그 흐름을 이어갈 수 있도록 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켈리는 올 시즌 SK에 입단할 때까지만 해도 확신을 주지 못했던 선수였다. 발전 단계에 있는 젊은 투수였지만 역시 메이저리그 경력이 단 한 번도 없었다는 점에서 의구심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다. 계약 총액도 35만 달러에 불과했다. KBO 리그 투수 중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하는 투수였다. 하지만 한 차례 고비를 이겨내고 팀의 마운드를 든든히 지키고 있다. 두 자릿수 승수에도 한 걸음 다가선 켈리가 크리스 세든, 트래비스 밴와트로 이어지는 SK 외국인 투수 스카우트 성공 역사에 이름을 새겨 넣을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 /skullboy@osen.co.kr
인천=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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