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전부터 막중한 중책을 안았다.
한화 새 외국인 투수 에스밀 로저스(30)가 속전속결로 데뷔한다. 로저스는 6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리는 LG와 홈경기에 선발투수로 예고됐다. 지난 1일 한화와 공식 계약이 발표된 로저스는 입국 5일째 곧바로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2일 입국 후 3일 불펜투구, 4~5일 휴식을 갖고 바로 선발로 등판한다.
올 시즌 중간에 들어온 대체 외국인 투수 중에서도 가장 빠른 데뷔다. 지난 6월13일 두산과 계약한 스와잭은 6월21일 잠실 롯데전 구원등판 후 6월24일 잠실 SK전에서 선발 데뷔, 계약하고 11일 만에 선발등판한다. NC 재크 스튜어트도 6월10일 계약 뒤 6월23일 마산 KIA전에 곧장 선발로 데뷔하며 13일이 걸렸다.

kt 저스틴 저마노는 7월8일 계약 발표 후 6일이 지난 7월14일 잠실 두산전에서 선발 데뷔했다. 하지만 그 사이 11일 2군 등판을 거치며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SK 크리스 세든도 7월9일 계약 발표 후 6일이 지난 7월15일 마산 NC전에 선발 복귀를 알렸다. 세든의 경우 불과 2년 전 KBO리그 다승왕의 경험이 있다.
KIA 에반 믹의 경우 구원으로 먼저 적응기를 거친 케이스. 지난 7월20일 KIA와 계약한 에반은 3일이 지난 23일 대구 삼성전부터 합류했다. 초고속으로 합류했지만, 구원으로 5경기 등판을 거치고 6일 광주 kt전에서 드디어 선발 데뷔전을 갖는다. 보름여 동안 리그에 적응할 수 있도록 충분히 배려받으며 빠르게 연착륙했다.
로저스는 김성근 감독의 예고대로 2군에서 던지거나 중간으로 테스트하는 것 없이 바로 선발등판이다. 한화 팀 사정상 여유 있게 배려해줄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난달 31일 대전 KIA전을 시작으로 시즌 팀 최다 타이기록인 5연패 수렁에 빠지며 5위 SK에 1.5경기 뒤진 6위로 내려앉았기 때문이다. 더 이상 밀려선 곤란해지는 위기다.
로저스의 등판은 불펜 투구로 40개의 공을 던진 지난 3일 이미 결정된 사항이었다. 팀이 연패에 빠졌다고 해서 갑자기 결정된 건 아니다. 그러나 한화가 4~5일 SK전에서 연이틀 선발 김민우와 미치 탈보트가 1이닝만 던지고 강판되는 바람에 연패했고, 로저스의 부담감도 커졌다.
하지만 정작 주인공 로저스은 부담감이나 압박을 느끼지 않았다. 그는 "구단과 팬들의 기대가 큰 것을 알지만 부담감은 없다. 뉴욕 양키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숱하게 긴장감 있는 경기를 해봤기 때문이다. 그저 야구장에서 내가 갖고 있는 최대한의 것을 보여주면 된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과연 로저스가 위기의 한화에 구세주가 될 수 있을까. 로저스에게 다시 한 번 뜨거운 시선이 집중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