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참으로 시야 넓어질 계기”.
kt 위즈의 창단 첫해부터 올해까지 정식 주장은 신명철(37)이다. 신명철은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에서 어린 선수들을 잘 이끌었다. 올 시즌 역시 젊은 선수들이 즐비한 선수들을 이끌고 있다. 하지만 올 시즌 성적은 69경기서 타율 2할1푼6리 2홈런 18타점. 지난달 28일에는 처음으로 1군 엔트리서 제외됐다.
신명철이 2군으로 가면서 당장 1군에 주장이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조범현 kt 감독은 이대형을 불러 임시 주장을 맡겼다. 어찌 됐든 젊은 선수들의 중심을 잡아줄 선수가 필요했다. 그리고 1군 엔트리에 있는 고참 선수들 중 이대형을 임시 주장으로 택한 것. 이대형은 그동안 주장과 같은 역할을 해온 적이 없다. 다소 어색한 자리일 수도 있지만 조 감독은 이대형에게 새로운 경험을 해볼 기회를 준 셈이다.

주장의 임무를 제대로 하기 위해선 일단 성적이 따라줘야 한다. 성적 면에서 본다면 이대형은 합격이다. 올 시즌 kt 야수 중에서 규정 타석을 채우고 있는 선수는 단 3명에 불과하다. 이대형이 431타석으로 가장 많은 타석을 소화했으며, 박경수(375타석), 김상현(371타석)이 뒤를 잇고 있다. 그 중 이대형은 타율 2할8푼5리로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또한 올 시즌 벌써 30도루를 기록하며 지난해 KIA에서보다 더 적극적으로 뛰고 있다.
조 감독은 ‘임시 주장’ 이대형에 대해 “최근 팀에서 가장 열심히 파이팅을 외치고 있는 선수다. 팀에 어린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이끌어줄 선수가 필요하다”면서 “짧은 시간이겠지만 본인도 느끼는 것이 많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조 감독은 “이런 기회는 본인도 변할 수 있는 시간이다. 시야도 넓어지고 고참으로 생각하는 게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대형은 현재 1군 엔트리 선수 중 외국인 선수를 제외하고 장성호, 김상현, 박기혁에 이어 4번째로 나이가 많다. 이제 어느덧 팀에서 중심을 잡아줘야 할 고참이 된 셈이다. 조 감독은 그에 걸맞은 임무를 부여한 것. 조 감독은 그 어느 때보다 ‘팀’을 강조하고 있다. 최근 팀 플레이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다면 곧바로 1군 엔트리서 제외하기도 했다. 계속해서 선수들이 하나로 뭉칠 수 있는 계기를 만들고 있다.
조 감독은 “팀을 생각하는 게 조금씩은 좋아지고 있다. 좋은 방향으로 잘 흘러가길 바라고 있다”며 선수들의 성장을 바랐다. 그리고 이대형에게 임시 주장을 맡긴 것 역시 그 방편 중 하나다. 공교롭게도 최근 팀 성적이 처진 상황. 어려운 상황 속에서 이대형이 잠시나마 선수들을 잘 이끌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