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일 중국 우한에서 끝난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일본과 2차전은 아쉬움의 연속이었다. 경기 내용에서의 아쉬움, 승리를 놓친 아쉬움, 일본전 5경기 연속 무승(3무 2패)의 아쉬움 등이 있다. 하지만 많은 아쉬움이 있었기 때문에 만족감은 커졌다. 지금까지 확인했던 이재성(23, 전북 현대)의 활약이 우연이 아니라는 것, 일시적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한일전의 특수성은 설명을 하지 않더라도 모두가 알고 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일본전의 결과에 연연하지 않았지만, 뛰는 선수들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2014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하던 조광래 전 대표팀 감독도 일본에 0-3으로 패한 후 비난 여론에 시달리다가 경질됐을 정도니 말이다. 게다가 5년 동안 일본을 이겼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으니 이번 대결은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다.
하지만 일본을 넘는 것은 쉽지 않았다. 한국은 수비적으로 나선 일본을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전반 27분 장현수가 선제골을 넣었지만, 상대 수비의 실수로 얻은 페널티킥을 골로 연결한 것 뿐이었다. 오히려 전반 39분 순간적으로 집중력이 무너져 야마구치 호타루에게 중거리포를 허용했다. 결국 결과는 1-1. 5년 동안 알리지 못한 승전보는 이번에도 없었다. 일본전 5경기 연속 무승이 결정되는 순간이었다.

아쉬움의 연속이었지만 만족감도 존재했다. 아쉬움이 많았기 때문에 그 만족감은 더욱 도드라졌다. 바로 이재성의 활약이다. 이날 후반 19분에 주세종 대신 투입된 이재성은 경기의 분위기를 바꿨다. 실마리를 찾지 못하던 공격진을 바른 길로 이끌었다. 자신이 직접 일본 골문을 두들기도 했다. 이재성은 후반 23분 헤딩슛으로 크로스바를 때렸고, 후반 28분에는 아크 정면에서 위협적인 왼발 터닝슛을 시도해 일본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더욱 만족스러운 건 이재성이 일본전에서만 돋보인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재성은 중국전에서도 선제골을 돕는 것은 물론 쐐기골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지난 3월 A매치에서 데뷔전을 치른 이후 혹평을 듣지 않고 꾸준한 활약을 했다는 점, 6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지속적으로 성장을 하고 있다는 점은 이재성을 지켜보는 이들로 하여금 미소를 짓게 하고 있다. /sportsher@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