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가 지난해 후반기 뒷심을 올해도 쭉 이어갈 수 있을까.
넥센은 지난 5일 목동 KIA전에서 3-2 짜릿한 승리를 거두면서 후반기 11경기에서 8승3패를 기록 중이다. 후반기 승률이 리그 선두 삼성(10승4패)에 근소하게 앞선 1위다. 지난주에는 SK, 한화, NC를 상대로 5연승을 달리기도 했다. 뜨거운 여름 실외 훈련을 최소화하며 체력을 비축한 것이 질주 비결.
넥센은 후반기 상승세로 6월 7일부터 한 번도 벗어나보지 못한 4위 자리에서도 탈출했다. 넥센은 지난달 30일 3위로 오른 데 이어 다음날인 31일 마산에서 2위에 올랐고 4일 다시 4위로 떨어졌지만 5일 KIA를 꺾고 3위까지 치고 올랐다. 얽히고설킨 상위권 싸움 속에서도 용케 살아남고 있다.

후반기 넥센은 팀 평균자책점 2위(4.13), 팀 타율 1위(.340)를 기록하며 순항 중이다. 특히 마운드가 안정된 점이 넥센의 뒷심을 강화시키고 있다. 후반기 들어 한 번도 7점 이상의 점수를 내준 적이 없다. 김택형, 송신영 등 토종 선발들이 호투했고 필승조에 한현희가 들어간 것과 전천후 투수 김대우의 구위가 좋아진 점이 마운드를 떠받쳤다.
넥센의 자랑인 타선은 다들 지칠 만한 후반기에 더욱 뜨겁다. 상대 투수들의 집중력이 흐트러질 때 나오는 실투를 놓치지 않으려는 노력의 결과물. 최근 2경기 연속 결승타를 기록한 박병호가 후반기 6홈런 타율 3할4푼1리로 팀을 이끌고 있다. 특히 후반기 5홈런 타율 4할5푼7리를 기록 중인 스나이더의 상승세가 놀랄 만하다.
이처럼 후반기 강력한 팀이지만 염경엽 넥센 감독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염 감독은 5일 "우리 팀은 아직 완전한 상태가 아니다. 승운도 오지 않다가 요즘 들어 조금씩 오고 있다. 아직까지는 승부를 걸 단계가 아니다. 20경기 남았을 때까지 지금처럼 +10 이상을 유지하면서 상위권 팀들을 바짝 따라붙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선수들의 노력은 감독의 계획을 기분좋게 피해가고 있다. 윤석민은 최근 "감독님이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을 위해 희생해달라고 하셔서 그렇게 하려고 노력 중이다. (보상은) 팀의 우승으로 받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도 선두 삼성에 7경기까지 뒤져 있다가 막판 추격으로 반 경기 차 2위를 차지한 넥센이기에 올해도 반격을 노려볼 만하다.
다만 이번주 일정이 변수다. 넥센은 3위 두산과 6~7일 맞붙은 뒤 선두 삼성과 2연전을 펼치는 원정 4연전에 돌입한다. 모두 상위권 강팀들이다. 염 감독이 말하는 "올 시즌 가장 갖춰진 팀" 두 팀이기도 하다. '믿을 건 방망이'에 마운드의 컨디션도 올라오고 있는 넥센은 강팀을 만나서도 질주를 이어갈 수 있을 것인가./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