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재에게 측면 날개는 맞지 않은 옷이었다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8.06 06: 20

측면 날개는 이용재(24, V-바렌 나가사키)에게 맞지 않은 옷이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지난 5일(한국시간) 저녁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서 열린 일본과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 2차전서 1-1로 비겼다.
1승 1무를 기록한 한국은 오는 9일 북한과 최종전서 승리할 경우 자력 우승을 확정짓는다. 지난 2008년 이후 7년 만의 정상 등극에 가까워진 셈이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날 이용재에게 우측면 날개를 맡겼다. 본업이 최전방 공격수인 그는 김신욱(울산)의 머리를 겨냥해 정확한 '크로스 배달'이라는 특명을 받았다.
슈틸리케호는 지난 3일 훈련서 양 측면의 크로스에 의한 김신욱의 마무리 훈련을 집중 반복했다. 이용재는 우측면에서 정동호(울산)와 함께 번갈아 크로스를 올리며 예열을 마쳤다.
이용재는 "김신욱과 함께 일본전에 나오면 침투해 크로스를 통해 기회를 만들겠다. 때에 따라 윙백과 연계하겠다"고 각오를 밝히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수장의 기대에 보답하지 못했다. 일단 크로스 횟수 자체가 턱없이 부족했다. 잔뜩 내려선 일본 수비진에 철저히 막혔다. 몇 차례 시도한 크로스도 부정확했다. 상대 수비수에게 사전 차단되기 일쑤였다. 자연스레 김신욱의 머리를 향하는 크로스의 빈도수도 낮았다.
비단 이용재만의 문제는 아니었다. 함께 출격한 김민우(사간 도스), 정동호(울산), 이주용(전북) 등의 활약도 기대 이하였다. 이들의 크로스가 부정확하다 보니 김신욱의 높이도 장점을 발휘하지 못했다.
일본의 수비 지향적인 자세도 이용재의 부진에 한 몫을 했다. 앞선에 공간에 없어 적잖이 애를 먹었다. 슈틸리케 감독도 "공격 지역에서 상대가 공간을 내주지 않아 컨트롤 미스와 패스 미스가 나왔다"고 설명했다.
이용재는 지난 6월 생애 최고의 A매치 데뷔전을 치렀다. 아랍에미리트와 평가전서 골맛을 보며 '슈틸리케 매직'의 주인공이 됐다. J2리그(2부리그)에서 뛴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일순간에 걷어냈다.
하지만 이용재는 중국과의 1차전에 이어 2경기 연속 부진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측면 날개는 그에게 맞지 않은 옷이었다./dolyng@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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