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 피츠버그 파이어리츠)가 다시 팀의 4번타자로 들어설지도 모른다. 이미 지역 언론에서도 부진한 아라미스 라미레스를 대체할 대안으로 꼽고 있다.
밀워키 브루어스에서 뛰다 트레이드 데드라인을 앞두고 피츠버그로 돌아온 라미레스는 풍부한 경험을 앞세워 4번 타순을 꿰찼지만 성적은 좋지 못하다. 이적 후 8경기에 모두 4번타자(3루수)로 선발 출장한 라미레스는 34타수 무안타로 부진하다. 홈런과 볼넷이 하나도 없고, 장타도 2루타 2개가 전부다.
피츠버그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도 지난 5일(이하 한국시간) 이 문제를 다뤘다. 이 매체는 "클린트 허들 감독이 라미레스가 얼마나 잘 해왔는지를 보고 경험에 기반해 그를 그 자리(4번 타순)에 투입했는지는 완전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소용이 없었다"며 허들 감독의 라미레스 4번 기용이 실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문제를 제기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안도 제시했다. 첫 번째는 스탈링 마르테다. 이 매체는 "상위타선에서 마르테의 스피드는 만만찮은 자산이다. 그러나 시즌 초 허들 감독은 그를 득점을 하는(홈을 밟는) 선수가 아닌 득점 생산(타점을 올리는)자로 바라봤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허들 감독은 마르테를 찬스를 만드는 선수가 아닌 해결사로 염두에 두고 있었다는 의미다.
허들 감독의 눈은 틀리지 않았다. 실제로 마르테는 중심타선에 있을 때 성적이 좋은 편이었다. 5일까지 마르테는 4번 타순에서 OPS가 .810이었다. 반면 2번 타순에 위치했을 때는 OPS가 .753으로 줄었다. 이번 시즌 밀워키에서 라미레스가 올린 OPS(.725)보다도 좋다.
이 매체가 언급한 다음 후보는 강정호다. 강정호에 대해서는 "주연이었지만 최근 두 경기에서는 안타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물론 강정호도 4번으로 출전했을 떄는 OPS .721로 5번일 때(.903)보다 낮다. 그래도 최고의 7월을 보낸 만큼 현재의 라미레스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아직 메이저리그에서 한 시즌을 채우지도 않았고, 최근 2경기(노게임 선언된 경기를 포함하면 3경기)에서 부진한 타격을 했음에도 강정호에 대한 구단 코칭스태프와 지역 언론의 믿음은 그대로다. 일시적인 부진을 딛고 다시 장타를 뽑아내기 시작하면 마르테보다 더 강력한 4번 대안으로 떠오를 여지도 생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