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충분히 이길 수 있다."
지난 5일 한일전서 아쉽게 1-1로 비긴 슈티릴케호가 6일 오전 중국 우한 스포츠센터 스타디움 제1보조경기장에서 땡볕 아래 훈련을 이어갔다. 전날 선발 출격한 11명과 오른 발목이 좋지 않은 홍철(수원)은 호텔에서 자유롭게 휴식을 취했다. 반면 남은 11명이 우한의 찜통더위와 싸우며 구슬땀을 흘렸다.
훈련 후 만난 이종호(전남)의 표정은 밝았다. 그는 지난 2일 중국과의 A매치 데뷔전서 김승대(포항)와 함께 골을 터뜨리며 2-0 승리를 이끌었다. 이종호는 "골을 넣으려고 경기에 임한 건 아니다. 데뷔전이지만 부담 갖지 않고 긴장을 해소했다. 가진 것만 보여주자 생각했다. 감독님이나 국민들에게 잘 보이기보다는 팀이 이길 수 있게 희생하며 팀 플레이를 하다 보니 기회가 와서 잘됐다. 데뷔골이 터진 것도 운이었다. 형들이 만들어줬다"고 기뻐했다.

체력 비축 차 일본전서 벤치를 지킨 이종호는 "국가대표로서 경기 출전은 당연히 하고 싶다. 아쉽게 비겼지만 형들이 좋은 경기를 했다. 북한과의 경기는 결승전이 될 것 같다. 꼭 승리해서 자력 우승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다"고 주먹을 불끈 쥐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일전의 중요성에도 불구하고, 중국전 선발 라인업과 비교해 무려 8명의 선수를 바꾸며 믿음과 신뢰를 보였다. 이종호는 "누구나 항상 출전 기회가 열려 있다. 한 선수만 편애하는 게 아니라 체력적으로 우위가 있고, 준비가 돼 있다면 누구나 출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항상 심어주신다. 그 속에서 경쟁이 이루어진다. 안일하게 생각하지 않고 항상 최선의 컨디션을 만들려고 한다"고 대표팀의 긍정 기운을 전했다.
이제 이종호의 시선은 오는 9일 북한과의 최종전을 향한다. 이미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결승서 한 차례 상대해봤다. 이종호는 "아시안게임 때 북한은 정신적으로 정말 강했다. 하지만 우리는 병역이 걸려 있어 정신적으로 더 강했다. 이번 대회는 우승이라는 타이틀이 걸려 있다. 축구 선수로서 우승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는 걸 다 알고 있다. 동기부여가 있다. 우리가 북한 보다 정신적 기술적으로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종호는 "북한과 일본 첫 경기를 비디오로 봤다. 패스로 잘게 썰어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장신공격수(박현일) 투입 후 킥앤러시로 경기력이 좋아졌다. 일본이 피지컬이 약해 먹혔을 지 모르지만 우리 수비는 강하다. 키가 크든 작든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수비는 그렇게 강하지는 않은 것 같았다. 충분히 얘기하고 감독님의 전술 지시를 잘 따르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고 자신했다./dolyng@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