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서 3루타가 나오면 사이클링 히트, 이미 한 차례 달성했던 대기록이지만 에릭 테임즈(NC)는 다시 한 번 정조준했다. 테임즈가 힘껏 휘두른 방망이는 배트 중심에 제대로 걸렸고, 타구는 무더운 여름 밤하늘을 유성처럼 가르며 날아갔다. 펜스에 맞고 나오면 3루까지도 노려볼 수 있었던 타구는 그대로 담장을 훌쩍 넘었다.
테임즈는 6일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전에 4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 4타수 4안타 2홈런 3타점 4득점으로 맹활약을 펼쳤다. 1회 첫 타석에서 우중간 단타로 가볍게 몸을 푼 테임즈는 3-2로 근소한 리드를 지키던 3회말 2사 1루에서 박세웅의 체인지업 실투를 놓치지 않고 우측 담장을 넘겼다. 시즌 33호 홈런.
이어 6회말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우중간을 가르며 2루타를 날려 안타행진을 이어갔다. 이후 테임즈는 1사 3루에서 이종욱의 투수 앞 땅볼 때 홈으로 쇄도, 타이밍은 늦었지만 강민호의 미트와 충돌하며 낙구를 유도해 득점을 올렸다.

단타와 홈런, 2루타까지 모두 친 테임즈는 8회 마지막 타석에서 3루타를 노렸다. 올 시즌 2번째 사이클링 히트를 정조준했는데, 오히려 타구는 생각보다 더 멀리 날아가며 가운데 담장을 넘겨 버렸다. 시즌 34호 홈런이다. 홈런 리그 선두 박병호(넥센)와의 격차를 2개로 좁히면서 '괴물타자'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지금 한국에는 테임즈의 어머니 필리스 다킨스 여사가 와있다. 이날도 마산구장을 찾아 조용히 아들의 활약을 지켜봤다. 테임즈는 8회 홈런을 날리고 홈플레이트를 밟는 순간, 어머니에게 작은 손짓을 보냈다. 기립박수를 치고 있던 다킨스 여사의 얼굴에 행복한 미소가 피어난 순간이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