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 빠진 삼성, 백상원 활약에 웃었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8.06 22: 09

전화위복(轉禍爲福). 화가 바뀌어 오히려 복이 된다는 의미다. 삼성의 대체 불가 선수로 분류된 김상수가 6일 포항 SK전 선발 명단에서 빠졌다. 우측 이두근 통증 때문이다. 구단 관계자는 "전날 경기에서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팔을 잘못 짚어 팔 부분이 쓸렸다"고 설명했다.
삼성은 2루수 백상원-유격수 야마이코 나바로로 키스톤 콤비를 구성했다. 김상수가 빠진 가운데 공수의 무게감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는 기우일 뿐이었다. 9번 2루수로 선발 출장한 백상원은 자신의 한 경기 최다 타점 기록을 세우는 등 만점 활약을 펼쳤다. 그야말로 잊지 못할 하루였다.
삼성은 0-1로 뒤진 2회 박석민의 내야 안타와 이승엽의 중전 안타 그리고 이흥련의 볼넷으로 1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타석에는 백상원. 최근 10경기 타율 1할4푼3리(14타수 2안타)에 불과했던 백상원은 SK 선발 박종훈의 8구째를 받아쳐 2-유간을 가르는 안타를 때려냈다. 박석민과 이승엽은 홈인. 단숨에 2-1로 뒤집는 한 방이었다. 곧이어 구자욱의 평범한 땅볼 타구를 잡은 2루수 박계현이 악송구를 범했다. 그사이 이흥련은 홈까지 파고 들었다. 3-1.

삼성은 2점차 앞선 3회 박석민의 우전 안타와 이승엽의 볼넷으로 1사 1,2루 추가 득점 기회를 잡았다. 채태인의 좌중간 2루타 때 박석민이 홈을 밟았다. 곧이어 이흥련의 포수 앞 땅볼 때 이승엽이 홈에서 태그 아웃됐다. 백상원이 2사 1,3루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박종훈의 5구째를 밀어쳐 좌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로 연결시켰다.
백상원에게 결정적인 두 방을 얻어 맞은 박종훈은 1-6으로 크게 뒤진 4회 좌완 고효준과 교체됐다. 4회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던 백상원은 6회 좌중간 2루타를 때려내며 절정의 타격감을 뽐냈다. 이날 백상원은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데뷔 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백상원은 경북고 시절부터 방망이 하나 만큼은 타고 났다는 찬사를 받았다. 2010년 프로 데뷔 후 내야 유망주로 기대를 모았으나 1군 무대에서 두각을 드러내지 못했다. 삼성의 내야 자원이 워낙 풍부하다보니 그가 비집고 들어올 수 없었다.
그럴수록 이를 악물었다. 전훈 캠프 때 입에 단내가 날 만큼 강도 높은 훈련을 소화했다. "방망이를 드는 게 힘들 만큼 강도가 셌다"는 게 백상원의 말이다. 그러다 보니 배트가 가볍게 느껴지고 타석에 들어서면 칠 것 같은 자신감이 생겼다. 백상원은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더욱 커졌다. 이제 어린 나이가 아니다.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경기에 나설때마다 모든 걸 쏟아부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 그 노력의 결실을 보여줬다. /what@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