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 앞둔 테임즈, 어머니 방문에 도루금지?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8.07 07: 57

여기 전대미문의 기록에 도전하는 남자가 있다. NC 다이노스 외국인타자 에릭 테임즈는 6일 현재 33홈런-28도루를 기록 중이다. KBO 리그 8번째 30-30클럽 가입은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
아직 KBO 리그에서 40홈런-40도루를 동시에 달성한 선수는 아무도 없다. 30-30 조차 15년이나 나오지 않았던 기록이다. 마지막 30-30의 주인공은 2000년 박재홍(현대)이었는데, 이후 맥이 끊겼던 기록이다. 그만큼 장타력과 빠른 발을 동시에 보여주기란 쉽지 않다.
40-40 클럽은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단 한 번도 나오지 않았다. 보통 40홈런이면 홈런왕을 차지할 수 있을 정도다. 여기에 도루 40개까지 더한다면 체력소모가 이만저만이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도 1988년 호세 칸세코(오클랜드), 1996년 배리 본즈(샌프란시스코), 1998년 알렉스 로드리게스(시애틀), 2006년 알폰소 소리아노(워싱턴) 4명만이 달성했던 위대한 기록이다. 그리고 지금와서 보면 메이저리그 40-40 클럽 4인방 중 금지약물 복용으로부터 자유로운 건 소리아노 뿐이다.

김경문 감독은 "4번 타자에게 홈런도 치고, 도루까지 많이 하라고 바라는 건 안 될 일이다. 선수에게 너무 힘들다"는 말로 테임즈가 너무 대기록 달성에만 초점을 맞추지 않기를 바랐다.
재미있는 건 테임즈 어머니의 방한 시점이다. 현재 테임즈의 어머니인 필리스 다킨스 여사가 한국을 방문, 아들의 모든 경기를 직접 관전하고 있다. 지난 달 31일 한국을 찾은 다킨스 여사는 10일까지 NC의 경기를 지켜보다 다시 미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테임즈도 당연히 어머니 앞에서 30-30 클럽 달성이라는 대기록을 보여주고 싶을 수밖에 없다. 작년 팀 동료였던 찰리 쉬렉은 아버지와 어머니, 약혼녀가 지켜보는 가운데 노히트게임을 달성했는데 뜨거운 포옹을 나누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오히려 "테임즈에게 도루하지 말라는 사인을 내야겠다"고 말했다. 이유는 이렇다. 지금 테임즈는 왼쪽 종아리가 좋지 않다. 어머니가 지켜보는 가운데 무리해서 기록 달성을 위해 도루를 한다면 다시 부상을 당할 우려가 있다.
김 감독은 "지금 테임즈는 (도루) 페이스를 다운시킬 때다. 기록도 좋지만, 부상을 당하면 안 된다"면서 "30-30이야 곧 하겠지만, 40-40을 하기 위해 무리해서 뛰면 반드시 (햄스트링이) 올라올거다. 지금 당장 (40-40이)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일단 홈런 40개를 채운 뒤 이야기해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마침 테임즈는 6일 마산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홈런 2개를 더하며 34홈런으로 리그 선두 박병호(넥센)에 2개 차이로 추격했다. 지금 페이스대로 시즌을 마친다면 산술적으로는 50홈런까지 가능하다. 그렇지만 김 감독은 테임즈가 대기록을 세우는 것도 좋지만, 건강하게 뛰는 걸 더 바라고 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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