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LA(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메이저리그 평균자책점 1위를 달리고 있는 LA 다저스 잭 그레인키가 경기 시작 후 아웃 카운트 하나도 잡지 못하고 5실점하는 부진을 보였다.
그레인키는 7일(이하 한국시간) 펜실베니아주 필라델피아 시티즌스 뱅크 파크에서 열린 필라델피아 필리스전에 선발 등판, 1회에만 자신의 올 시즌 경기 최다 실점(타이)를 기록했다.
3-0리드를 안고 수비에 임한 그레인키는 필라델피아 선두 타자 세자르 에르난데스에게 2루 진루를 허용했다. 에르난데스는 기습 번트를 시도했고 그레인키는 타구를 맨손으로 잡아 1루에 던졌다. 타구 판단이 빨라 시간상 충분히 아웃 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였으나 송구가 높았고 이 사이 에르난데스가 2루까지 갔다.

다시 마운드로 오던 그레인키는 자신의 수비를 자책하는 듯 소리를 질러댔고 잔디를 발로 차기도 하는 등 평소보다 훨씬 격앙된 모습이었다.
다음 타자 오두벨 에레라에게 좌전 안타를 허용, 무사 1,3루에서 마이켈 프랑코를 상대하던 중에는 욕설을 하는 장면이 TV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프랑코에게는 볼 넷을 허용했다. 이 동안 자신의 장기인 낮게 제구 되는 볼이 아니라 복판으로 몰리거나 높게 들어가는 볼들이 늘어났다.
무사 만루에서 라이언 하워드에게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맞고 3-2가 됐다. 역시 복판에서 약간 높게 들어가던 볼이 문제였다. 이어진 무사 1,3루에서 그레인키는 도미닉 브라운에게 3구째 직구를 던진 직후 자기도 모르게 탄성을 내뱉었다. 가운데 높은, 홈런치기 딱 좋은 공이었고 결국 브라운의 타구는 우측 외야 담장을 넘어갔다. 6월 14일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 이후 9경기 만에 내준 시즌 8번째 피홈런이었다.
3-5로 역전을 허용한 것은 물론 그레인키가 지난 6월 3일 콜로라도 로키스전 이후 처음으로 5실점을 기록하는 순간이기도 했다. 당시 그레인키는 6이닝 5실점했다.
그레인키가 이런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릭 허니컷 투수 코치는 덕아웃에 머물다 3점 홈런을 허용한 뒤에야 마운드에 올라왔다.
그나마 그레인키는 이후에는 다시 제구를 회복해 아웃카운트 3개를 연이어 잡고 수비를 마쳤다.
그레인키가 이날 범한 송구실책은 올 시즌 자신의 두 번째 실책. 골드글러브를 수상했던 지난 해 는 실책 1개를 범했다. 메이저리그 12시즌을 맞는 올해까지 개인 통산 실책 7개를 기록하고 있다.
그레인키는 1회에만 5실점하는 바람에 1회 수비를 마쳤을 때 전날까지 1.41이었던 시즌 평균 자책점이 1.71로 솟아오르기도 했다.
그레인키의 뜻밖의 부진은 순간적으로 감정 조절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아무리 훌륭한 투수라고 하더라도 마운드에 올라서 있는 동안은 냉정함을 유지해야 한다는 교훈을 새삼 깨닫게 해 준 장면이었다.
그레인키는 선두 타자로 나선 2회 첫 타석에서 중전 안타를 날린 후 팀이 6-5로 역전에 성공한 3회 2사 후에는 솔로 홈런을 기록하면서 ‘분노’를 타구에 실어 날리기도 했다. 그레인키의 홈런은 올 시즌 처음이자 개인 통산 5번째 홈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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