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 金 멤버 이구동성, 北경계대상 1호는 '194cm 박현일'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5.08.07 06: 20

지난해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축구 결승전은 남북대결이었다. 당시 한국은 연장 혈투 끝에 임창우(울산)의 결승골에 힘입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 남자 축구가 28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르는 순간이었다.
금메달 주역들이 A대표팀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중국 우한에서 열리고 있는 201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동아시안컵에 무려 9명이나 참가했다. 와일드 카드 김신욱과 김승규(이상 울산)를 비롯해 장현수(광저우 R&F), 이재성(전북), 김승대(포항), 이종호(전남), 이용재(V-바렌 나가사키), 김민혁(사간 도스), 임창우가 주인공이다.
슈틸리케호는 오는 9일 북한과의 대회 최종전을 앞두고 있다. 앞서 중국, 일본에 1승 1무를 거둔 한국은 북한을 제압할 경우 지난 2008년 이후 7년 만에 동아시안컵 정상을 차지하게 된다. 

아시안게임서 북한을 상대해봤던 태극전사들의 활약이 중요하다. 그들은 입을 모아 북한의 경계대상 1호로 장신공격수(194cm) 박현일을 꼽았다. 일본과의 경기서 후반 교체 투입돼 헤딩 결승골을 포함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북한의 2-1 역전승을 이끈 주인공이다. 아시안게임 영웅들은 박현일과 북한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이재성 
"(북한과의 아시안게임 결승서 나서지 못해) 개인적으로 끝까지 못 뛰어 아쉬웠다. 이번 북한전을 앞두고 기대하고 있다. 저번처럼 부상 당하지 않고 우승해서 돌아가고 싶다. 북한은 피지컬과 강한 정신력을 지녔다. 롱볼 플레이 스타일이다. 잘 분석해서 우리만의 플레이를 펼치는 게 중요하다."
▲이종호
"아시안게임 때 북한은 정신적으로 정말 강했다. 하지만 병역특례가 걸려 있는 우리가 정신적으로 더 강했다. 이번 대회는 우승 타이틀이 있다. 축구 선수로서 우승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기쁘다는 걸 모두 알고 있다. 동기부여가 된다. 우리가 북한 보다 정신적 기술적으로 잘 준비하겠다. 북한과 일본의 경기를 비디오로 봤다. 북한은 패스로 잘게 썰어들어오는 것도 아니다. 장신공격수(박현일) 투입 후 킥앤러시로 경기력이 좋아졌다. 일본이 피지컬이 약해 먹혔을 지 모르지만 우리 수비는 강하다. 키가 크든 작든 충분히 막아낼 수 있다. 북한의 수비는 그렇게 강하지는 않다. 얘기를 많이 하고, 감독님의 전술 지시를 잘 따르면 충분히 이길 수 있다."
▲김승대
"북한은 거칠고 투지가 있고 정신력이 좋다. 나만 따라다니는 맨투맨이 붙을까봐 걱정된다. 심판이 안 볼 때 밟고 가거나 안좋은 말을 한다. 북한에서 쓰는 말인 것 같다. '간나, 축구 못하게 해버리겠다. 발목 담그겠다' 등의 말을 듣고 그냥 있었다. 말려들면 안된다. 나만의 스타일이 있어서 신경 안썼다. 그런 플레이를 해도 우리가 이기면 무용지물이다. 복수해주고 싶다는 생각이 강했다. 아시안게임에 비해 패싱 플레이도 좋아졌고 타깃형 공격수를 둔 전술도 있었다. 지치지 않는 체력이 부담된다. 아시안게임 땐 박광룡이 인상적이었다. 지금은 박현일이 인상적이다. 나에게 대인마크나 들어오면 공간을 만들 수 있게 더 뛰겠다. 그걸 이겨내면 성장할 수 있다."
▲임창우
"아시안게임 때 북한이 때리고 들어오는 것보다 아기자기하게 공격을 했다. 이번엔 키가 큰 박현일에게 초점을 맞춘 공격을 하더라. 수비 입장에선 좀 부담스럽다. 공중볼을 주더라도 나머지 선수들이 커버플레이를 하면 된다. 물론 그 선수가 (김)신욱이 형보다 떨어지는 건 사실이다. 우리끼리 박현일이 공중볼을 잘 따낸다고 얘기는 했으나 크게 무서운 느낌은 아니었다. 솔직히 우리 선수보다 뛰어난 선수는 없다고 본다. 오히려 아시안게임 때 뛰지 않은 박현일에 대한 준비만 잘하면 좋은 경기할 것 같다. 지난해 우리에게 진 북한이 무섭게 달려들 것 같다. 오히려 역이용하는 게 필요하다. 이번에 세밀한 플레이가 잘 되는 것 같은데, 그것으로 무너뜨려야 한다. 북한 선수는 공이 없을 때 뒤에서 다리를 걷어 차거나 욕을 한다. 아시안게임 때도 북한 선수와 신경전을 펼친 적이 있다. 그것에 말려들지 말아야 한다."
▲김민혁
"북한은 빠르고 악바리처럼 뛴다. 박현일도 헤딩이 좋다. 한 명은 뛰고 한 명이 뒤로 들어가서 커버하면 크게 문제되진 않는다. 각오는 남다르다. 훈련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선발은 아니더라도 교체로라도 투입될 거라 생각한다. 몸 상태는 이상 없다. 나도 사람이니 당연히 출전 욕심이 난다."/dolyng@osen.co.kr
우한(중국)=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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