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선발 마친 에반, 선발 or 불펜 딜레마 남겼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8.07 05: 55

KIA 타이거즈 외국인 투수 에반 믹(32)이 국내 무대 데뷔 후 첫 선발 등판을 가졌다. 경기 초반 좋은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다소 불안한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KIA로선 에반의 활용 방안에 고민이 생길 수밖에 없었다.
에반은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kt 위즈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에반은 6이닝 6피안타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하지만 팀이 2-2로 맞선 7회에 마운드를 내려오며 선발승을 수확하진 못했다. 첫 선발 등판에서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으나 아쉬운 점도 남았다.
에반은 이날 경기 전까지 5경기에 구원 등판해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1.93을 기록했다. 에반이 첫 등판을 마친 후 이대진 투수 코치는 “우리가 기대했던 모습대로 잘 보여줬다”라고 말했다. 에반은 분명 1~3이닝 정도로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는 능력이 있었다. 150km에 이르는 자연성 컷 패스트볼은 타자들을 압도하기에 충분했다. 이 구위를 바탕으로 구원 등판해 3승을 챙길 수 있었다.

KIA도 공교롭게도 에반의 합류와 함께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최근엔 다시 3연패에 빠지며 5할 승률에서 –3이 됐다. 무엇보다 5위 SK 와이번스와의 격차도 2경기 차. 5할 승률로 복귀하기도 했지만 다시 주춤한 상황이다. 5일 목동 넥센전 최영필에 이어 6일 수원 kt전에선 가장 믿을 수 있는 불펜 김광수가 ⅓이닝 4실점으로 크게 무너졌다. 에반이 6이닝 2실점으로 버텼어도 불펜의 활약 없이는 승리를 따낼 수 없었다.
선발 에반은 경기 초반 경기를 잘 풀어갔다. 일단 빠른 승부를 통해서 타자들을 상대했다. 투수가 빠르게 이닝을 마치면 야수들도 집중력이 살아난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에반은 1회 13개, 2회 11개 3회 15개, 4회 13개, 5회 15개로 이닝 당 15개 이하의 피칭을 했다. 빠른 타이밍에 타자들과 승부하며 경기를 좋은 흐름으로 이끌었다. 하지만 6회가 고비였다.
에반은 60개의 공이 넘어서면서 제구가 흔들렸다. 6회초 오정복을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시킨 후 이대형, 마르테에게 연속 안타를 맞으며 실점했다. 이후에도 김상현을 볼넷으로 내보냈고, 장성우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며 2-2 동점이 됐다. 어쨌든 후속타자 박경수, 박기혁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앞선 5이닝과는 분명 차이가 있었다.
에반은 메이저리그 통산 179경기에 등판했는데, 모두 불펜 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마이너리그 통산 300경기 중에서도 선발 등판 경기는 55경기에 불과했다. 2013시즌 이후에는 아예 선발 등판 경험이 없다. 스스로 선발 등판을 원하고 있지만 긴 이닝을 소화할 수 있는 능력은 의문을 남겼다. 사실상 마운드로 버텨야 하는 KIA로선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아직 확실한 모습을 보이지 못했기에 다음 등판이 더 궁금해진다. /krsumin@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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