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최고투' 고영표, kt 불펜 공백 메운다
OSEN 선수민 기자
발행 2015.08.07 09: 50

kt 위즈 우완 사이드암 고영표(24)가 데뷔 후 최고의 피칭으로 구원승을 수확했다. 앞서 수확한 2승과는 분명 다른 의미가 있는 뜻 깊은 승리였다.
고영표는 6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경기에 3번째 투수로 등판해 3이닝 1피안타 2사사구(1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3승째를 수확했다.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이자 팀의 연패 탈출에 발판을 마련한 호투였다. kt는 KIA에 7-2로 승리했다.
고영표는 올 시즌을 앞두고 불펜의 핵심 선수로 주목을 받았다. 스프링캠프 당시 정명원 투수 코치는 고영표에 대해 “불펜에서 핵심이 돼줘야 할 선수”라고 언급했다. 고영표는 대학 시절부터 사이드암 투수로 이름을 날렸고 프로에 와서도 kt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대졸 투수에 올 시즌이 2년차. 고졸 투수들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투수 자원이 부족한 kt이기에 그 기대는 더 클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고영표는 기대만큼 자신의 모습을 다 보여주지 못했다. 개막 엔트리에 합류했으나 7일 만에 말소됐다.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며 1군과 2군을 오갔다. 그리고 지난달 31일 다시 1군의 부름을 받았고 서서히 안정감을 찾아가고 있다. 특히 6일 광주 KIA전에 인상적이었다.
kt는 이날 경기서 선발 투수 엄상백이 3⅓이닝 2실점으로 조기 강판됐다. 0-2로 뒤진 4회말 1사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를 내려왔다. 이어 등판한 조무근은 후속타자들을 처리하며 위기를 벗어났다. 조무근은 팀 내에서 가장 믿음직한 롱릴리프. 5회에도 등판해 첫 타자 오준혁에게 볼넷을 허용했다. 하지만 견제를 통해 아웃카운트 1개. 이후 윤완주를 유격수 땅볼로 막았다.
그러나 2번째 아웃카운트를 잡은 후 조무근은 허리 통증을 호소했다. kt는 여기서 조무근을 내리고 고영표를 투입했다. 마무리 장시환이 피로 누적으로 인해 1군 엔트리서 제외된 상황에서 조무근까지 예상보다 일찍 내려가며 위기를 맞았다. 사실상 홍성용, 김재윤을 제외하고는 ‘믿을맨’이 부족했다. 그러나 고영표는 마운드에 올라 침착하게 피칭을 이어갔다. 이날 경기 후 고영표는 “스트레칭만 하고 있었는데, 갑작스럽게 올랐다. 처음에는 힘이 많이 들어갔는데, 다음 이닝부터 힘을 빼고 던질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고영표는 6회와 7회 1안타만을 허용했을 뿐 깔끔하게 KIA 타자들을 막았다. 8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삼진 2개를 잡았다. 이후 신종길에게 사구를 내준 후 마운드를 홍성용에게 넘겼다. 고영표는 3이닝을 무실점으로 막는 데뷔 후 최고 피칭으로 팀 승리에 발판을 놓았다. 홍성용은 1⅓이닝 무실점으로 팀 승리를 지켰다. 고영표의 시즌 3승을 확정짓는 순간이었다. 경기가 끝난 후 고영표는 “앞선 2승은 승다운 승이 아니었는데, 이번에야 말로 승리다운 승리를 해 뿌듯하다. 팀이 힘든 상황에서 좋은 공을 던져 뜻 깊은 승리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어찌 보면 서서히 1군에 적응하고 있는 모습이다. 고영표는 시즌 초반에 대해 “욕심이 많았다. 첫 1군이라 생각도 많았고 위축됐던 것 같다. 하지만 후반기에는 그걸 극복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고영표는 시즌 전부터 형 고영우(KIA)와의 맞대결을 꿈꿨다. 공교롭게도 이날 경기는 KIA와의 경기. 그는 “맞대결을 생각은 했다. 우리의 꿈이기 때문에 항상 생각은 한다. 하지만 서로 좋은 승부를 하고 싶은데 우리 둘 다 좋은 상황에 나오기 힘든 상황이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고영표의 올 시즌 목표는 소박하다. 그는 “팀이 힘든 상황이다. 재윤이형과 무근이가 힘든 상황인데, 제 자리에서 보탬이 되고 싶다. 팀에 꼭 도움이 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라고 말했다. 고영표의 올 시즌 1군 성적은 25경기서 3승 3패 평균자책점 7.14. 눈에 띄는 성적은 아니지만 최근 들어 안정감을 찾으며 남은 시즌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고영표가 앞으로 어떻게 성장해갈지 지켜볼 일이다. /krsumin@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