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 사인 문화에 아쉬움 드러내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8.07 10: 59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이 팬들의 사인 요청과 관련한 일화를 공개했다.
류중일 감독은 5일 수원 kt전 때 초등학생 아들을 둔 한 남성팬으로부터 쓴소리를 들었다. "삼성이 왜 인기없는 줄 알아. 사인도 안 해주고 말야".
삼성의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이끈 류중일 감독은 이승엽, 박석민 등 프랜차이즈 스타 못지 않게 사인 요청을 많이 받는 편. 류중일 감독은 "사인을 해주면 좋은데 중고 사이트에 파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서울, 부산, 광주 등 원정 경기까지 따라 오는 팬들이 있는데 전날 받고 또 받는다"며 "그들은 절대 팔아 먹는 게 아니라고 하지만 선수들도 그런 걸 잘 알기에 사인하는 게 소극적으로 바뀌었다"고 아쉬워 했다.

그렇다 보니 선의의 피해자도 발생하기 마련. 류중일 감독은 "그렇게 안 해주다 보면 진정 사인을 받고 싶어하는 팬들까지 못 받게 된다. 선수들에게 '가능하면 해주라'고 이야기한다"고 말했다.
류중일 감독은 평소 포털사이트 뉴스 댓글을 자주 본다. 삼성 관련 기사마다 사인과 관련된 아쉬움 가득한 댓글이 자주 달린다는 걸 잘 알고 있다.
이에 류중일 감독은 "인터넷에 보면 삼성 선수들은 사인을 잘 안 해준다고 하는데 우리도 개선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본다. 일본의 경우 팬들이 사인 요청을 할때 깨끗한 사인 용지와 매직을 미리 준비하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러 있다. 예전에 사우나에서 어떤 팬이 우유팩을 펼쳐 거기에 해달라고 하더라. 그래서 '여기 어떻게 하느냐'고 했다가 아무리 생각해도 마음이 편치 않아 차에 있는 팬북을 가져와 사인해줬다"고 말했다.
이승엽은 팬들에게 사인 요청을 가장 많이 받는 선수로 꼽힌다. 하지만 팬들 사이에서는 '이승엽이 사인에 인색하다'는 볼멘소리도 자주 나온다. 이승엽은 이에 대해 "선수로서 팬들에게 사인을 잘 해드려야 하는 의무도 있지만 최소한의 예의를 갖췄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팬들 입장에서 선수들의 사인을 받는 건 소중히 간직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나도 두 아이의 아버지이기에 어린이팬들에게는 무조건 해주려고 한다. 선수가 팬들에게 예의를 지켜야 하듯 팬들도 마찬가지다. 광고 전단지와 같은 아무 종이 한 장 내밀고 사인해달라고 하면 그다지 좋은 기분은 아니다. 과연 그 사인을 소중히 간직할까 하는 생각이 든다".
이승엽은 중고 사이트에서 자신의 사인볼이 거래되는 걸 두고 "굉장히 불편하다. 어찌 보면 내가 파는 것 같은 느낌도 든다. 그런 부분이 너무 싫다. 순수한 마음에서 하는건데 사인볼을 매매하는 건 정말 아니다. 가끔씩은 사인볼에 대한 거부감마저 들기도 한다. 늘 사인을 받는 분이 받는다"고 아쉬워 했다.
이어 "팬들께서 아쉬워 하시는 만큼 올 시즌에는 좀 더 적극적으로 사인하는 등 팬들께 한 걸음 더 다가가겠다. 팬들도 최소한의 배려는 지켜주셨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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