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쉐의 최대 딜러인 스투트가르트의 노조가 무기한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와 사측이 영업사원 처우 개선으로 협상을 벌였으나,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한 것이다. 이번 파업은 수입차 업계 최초로 결성됐던 노조가 첫 파업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비상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5일 파업에 돌입한 스투트가르트스포츠카(SSCL) 노조원들은 다음날인 6일 오전 11시 서울 대치동 본사에서 집회를 열고, ‘부당해고 철회’와 ‘성실교섭’을 요구하며 쟁의활동을 벌였다. 이날 쟁의활동에는 약 50명의 직원이 참석했다.
당초 지난 2월부터 노조는 사측에 영업사원의 처우 개선을 요구, 6월까지 총 13차례에 걸쳐 단체 협상을 진행했다. 하지만 이후 6월 17일 사측에서는 오히려 노조 간부를 포함 단체 협상을 진행한 노조위원장, 감사, 상조회장, 상조부회장 총 4명을 해고, 1명을 강등 처분 조치를 내렸다.

노조 측은 이번 징계 배경으로 SSCL의 마진 감소와 노조 설립을 주장했고, 현재 부당해고를 주장하며 서울지방노동청에 구제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SSCL 입장도 강경하다. 노조 측의 파업이 정당하지 못하다는 것. 사측에서는 “판매사원 4명의 해고 사유와 노조 출범은 전혀 관계가 없다”며 “해당 노조는 대부분 고액 연봉을 받는 사원들로만 이뤄진 당사 전 직원 200여 명 중 1/3에도 못 미치는 인원으로, 집단이기주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전 직원의 절반 가량인 100여 명이 영업직원인데, 이 중 90%가 노조에 가입했다”며 사측의 주장에 강력 반발했다.
쟁의활동이 열렸던 대치 전시장 운영에는 당연히 타격이 생겼다. 대치 전시장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임시로 운영시간을 변경한다는 안내문이 내걸렸다. 이에 SSCL 측은 비노조원들을 중심으로 비상근무체재에 돌입했고, 지난 달에는 1년 계약직의 영업 인력을 채용하기도 했다.
쟁의활동 후 노조는 향후 행보를 위해 워크샵을 진행했으며 SSCL 측은 법과 원칙을 기반으로 절차에 따라 해결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노조와의 열린 대화와 원만한 해결을 바란다고 전했다.
하지만 포르쉐 코리아 측은 협력사의 사건에 관여할 권한이 없다고 밝혔다. 포르쉐 코리아 관계자는 “공식 입장이라고 밝히기에는 난감한 측면이 있다”며 “협력사의 경영에는 관여할 수 없어 요청이 있지 않는 한 포르쉐 코리아에서 할 수 있는 일은 없다. 브랜드 이미지에 부정적일 수 있어 조속히 해결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전했다.
한편, 포르쉐 코리아는 올 7월까지 2464대를 판매, 2014년 연간 판매량 2568대의 95%를 달성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상반기까지 11만 3984대를 팔아 매출 및 영업 이익에서 사상 최고의 실적을 올렸다.
SSCL은 말레이시아 레이싱홍 그룹의 자회사로 2005년 설립, 2014년 포르쉐 코리아 출범 전까지 포르쉐 수입 및 판매를 맡아왔다. 현재는 포르쉐 코리아 진출 이후 딜러 역만 하고 있다. /fj@osen.co.kr
6일 대치 본사 앞에서 쟁의 활동을 벌이는 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