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지 실종+더위먹은 수비...롯데 졸전 끝 완패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8.07 21: 06

아무리 롯데 자이언츠를 사랑하는 팬이라 하더라도, 7일 마산 경기는 끝까지 지켜보기 힘들었을지도 모른다. 일찌감치 TV를 끄는 팬들도 더러 있었을 것이다. 단지 경기 초반 점수 차가 크게 벌어졌기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그만큼 무기력한 플레이를 펼친 끝에 졌다.
이날 롯데는 0-13으로 패하면서 46승 55패, 여전히 8위에 머물렀다. 아직 롯데는 43경기나 남겨놓고 있지만, 중위권 팀들이 패할 때 같이 패하면서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우선 선발 레일리가 무너졌다. 5⅓이닝을 던지면서 무려 15개의 무더기 안타를 맞았고, 집중타를 피하지 못해 9실점을 했다. 최근 2경기 연속 대량실점이다. 투수 한 경기 최다피안타 역대 공동 9위 기록이다. 얻어맞은 레일리의 구위나 볼배합도 아쉬웠지만, 롯데 야수들 역시 수비에서 전혀 도와주지 못했다.

롯데의 선취점 허용 장면이다. 롯데는 2회말 이종욱의 볼넷과 지석훈의 내야안타로 무사 1,2루 위기를 맞았다. 그리고 손시헌은 자연스럽게 희생번트를 택했다. 기습번트도 아니었다. 자연스럽게 3루수와 1루수는 번트 타구 처리를 위해 홈플레이트 쪽으로 달려들었다.
타구를 잡은 건 1루수 박종윤, 그런데 1루에 송구를 하려고 보니 아무도 없었다. 뒤늦게 2루수 정훈이 커버를 들어갔지만 박종윤의 송구는 우익수 앞으로 굴러갔다. 여기서 우익수가 3루로 강하게 공을 뿌렸는데, 그것마저 악송구가 됐다. 그 사이 2루에 있던 이종욱은 홈을 밟았고 롯데는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내줬다. 2루수의 베이스 커버가 늦은 게 화근이었는데, 번트가 나온 순간 2루수 정훈은 2루 베이스에 붙어 있었다.
3회 추가실점은 레일리의 베이스커버 미숙으로부터 나왔다. 선두타자 나성범이 1루수 방면 땅볼을 쳤는데, 레일리의 베이스커버가 늦어 내야안타로 둔갑했다. 곧이어 레일리는 테임즈에게 투런포를 맞았다. 5회에는 몸에 맞는 공 1개와 안타 7개를 두들겨맞고 4실점, 사실상 경기를 내줬다. 5회에도 무사 1,2루 이호준의 2루타 때 3루 악송구가 나왔는데 1루에서 홈까지 파고들던 테임즈가 홈에서 아웃, 불행 중 다행으로 실책처리가 안 됐다.
타자들도 타격에서 무기력했다. 연타도 없었을 뿐더러 힘들게 출루해도 병살타가 이어졌다. 4회에는 선두타자 정훈이 출루했지만 황재균이 병살타를 쳤고, 7회에는 짐 아두치의 선두타자 우전안타 후에 최준석의 병살타가 이어졌다.
벤치도 레일리가 5회 난타당할 때 수수방관했다. 이미 경기 분위기가 기운 뒤였지만, 레일리가 연속안타를 맞을 때 벤치에서 별다른 움직임은 없었다. 오랜만에 선발 마스크를 쓴 젊은 포수 김준태도 사인을 내고 공을 받는 데만 바빴다. 총체적 난국 속에 롯데는 마산에서 2연패를 당한 채 대전으로 무거운 발걸음을 옮겨야 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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