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드오프 신종길(32, KIA 타이거즈)이 살아나니 KIA 타선에 활력이 생기고 있다.
KIA 올 시즌 가장 큰 고민은 다연 공격력이다. 현재까지 KIA의 팀 평균자책점은 4.72로 리그 4위를 기록 중이다. 시즌을 치르면서 꾸준히 중상위권에 구단 이름을 올리고 있다. 반면 팀 타율은 2할5푼7리로 최하위에 처져있다. 이 역시 시즌 초반과 변함없는 성적이다. 타선의 폭발력보단 마운드와 선수들의 집중력, 뒷심 등으로 5할 승률을 맴돌 수 있었다. 지금도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최근 KIA 타선은 집중력이 생겼다. 그 중에서도 리드오프 임무를 맡고 있는 신종길의 상승세가 가장 반갑다. 올 시즌 KIA 1번 타순의 팀 타율은 2할6푼8리(7위)다. 전체 성적보다는 나은 편이지만 리드오프가 더 활발하게 공격의 할로를 뚫어줘야 팀 타선 전체가 살 수 있다. 시즌 초 KIA의 테이블세터가 부진하자 김기태 감독은 ‘1번 나지완’이라는 파격 카드를 꺼내기도 했다. 출루율이 좋기 때문.

단 한 번의 시도로 끝이 났지만 KIA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리드오프로 기대를 모았던 신종길은 시범경기에서 상대 투수의 공을 맞고 어깨뼈 골절상을 당했다. 5월 5일 1군 복귀와 함께 1번 타자로 출전하기도 했다. 하지만 하루 만에 허리 통증으로 다시 1군에서 제외됐다. 계속해서 부상에 시달리면서 제 활약을 못해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종길은 올 시즌 1번 타순으로 40경기에 나서며 팀 내에서 리드오프 임무를 가장 많이 맡았다.
어쨌든 1번 타자로 내세우기에 가장 좋은 자원임은 틀림없었다. 그리고 최근 경기에선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4할 3도루 4타점 12득점을 기록했다. 그 중 5경기에서 멀티히트 이상을 기록했다. 7일 광주 kt전에서는 4번의 출루와 악착같은 주루 플레이로 팀의 끝내기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경기에서 신종길은 첫 타석부터 2루타를 치고 출루해 1사 2루서 필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다. 3회에는 1사 후 볼넷으로 출루해 이범호의 적시타로 홈을 밟았고, 5회에는 선두타자로 나와 3루수 앞 내야안타를 쳤다. 이후 필의 2루타로 3득점째. 신종길의 첫 3번의 출루가 모두 득점과 연결됐다. 필-이범호의 적시타가 중요했으나 신종길이 끊임없이 기회를 만들어줬다.
5-5로 맞선 10회말 2사 1,3루 절호의 찬스 때는 홍성용을 상대로 1루수 왼쪽 방면 땅볼 타구를 쳤다. 신종길은 치는 순간 재빠르게 1루로 향했고 이를 급하게 처리하려던 1루수 김상현의 실책으로 3루 주자 백용환이 홈을 밟았다. 끝내기 실책으로 타점이 기록된 것은 아니지만 신종길의 포기하지 않는 주루 플레이가 끝내기 득점을 만들었다. 시작부터 끝까지 신종길의 빠른 발이 있었다.
신종길은 이날 경기 후 “1번 타순으로 계속 출전하다 보니 내가 출루하면 득점을 많이 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어떻게든 출루하기 위해 집중하고 정확한 타격을 하려고 노력한 것이 좋은 결과로 나온 것 같다”라고 말했다. 1번 타자로서의 책임감을 느낀 것. 최근 신종길의 상승세는 타격폼 변화로부터 비롯됐다. 그는 “왼손을 활용하는 타격폼으로 수정했는데, 임팩트가 생기면서 타구의 질이 좋아지고 있다”고 흡족해했다.
마지막으로 “팀을 위해 최대한 많이 출루하고 도루하도록 노력하겠다”며 리드오프로서의 각오를 전했다. KIA는 이날 승리로 48승 50패를 기록했다. 5할 승률에 –2이자 공동 5위 SK, 한화와 단 1경기의 격차. 단숨에 5위도 노려볼 수 있게 됐다. 신종길의 방망이가 날카로워지자 점차 살아나고 있는 KIA다. /krsumi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