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의 과제, 더 심해진 선발-불펜 양극화 해소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8.08 05: 58

두산 베어스는 선발과 불펜의 격차가 크다. 선발 평균자책점은 4.60으로 4위지만 1위인 NC(4.44)와의 차이는 크지 않다. 반면 불펜의 평균자책점은 5.74로 9위다. 불펜 평균자책점이 5점대인 팀은 kt와 두산, 롯데가 전부다.
이제 더스틴 니퍼트까지 돌아왔으니 선발은 리그 최고에 도전할 수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유희관과 장원준이 굳건히 버티고 있는 가운데 허준혁이 7경기 연속 무패를 달리며 3승, 평균자책점 2.04로 호투하고 있다. 니퍼트가 아직 제 컨디션이 아니지만 다음 등판부터는 100개 가까이 던질 수 있다. 막강한 1~3선발이 갖춰지기 직전이다.
또 하나 긍정적인 소식은 앤서니 스와잭도 점차 KBO리그에서 통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스와잭은 지난 7일 잠실 넥센전에서 오른손 중지 물집 때문에 4이닝만 던지고 물러났지만, 이 4이닝 동안 볼넷 없이 2피안타 4탈삼진 2실점(1자책) 호투했다. 특히 3회초까지는 퍼펙트를 해냈다.

김태형 감독도 스와잭이 자리를 잡아가는 것에 대해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날 경기 후 김 감독은 "적응을 하면서 컨디션도 돌아온 것 같다. 처음엔 붕 떠있는 느낌이었는데, 최근 3경기에서는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라고 평했다. 지난달 26일 마산 NC전에서 스와잭은 5⅓이닝 4실점했지만, 김 감독은 실점 이전까지 보였던 좋은 투구 내용을 칭찬한 바 있다. 스와잭까지 5명의 선발투수 모두가 비교적 견고한 피칭을 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불펜은 많은 것이 다르다. 불펜에는 평균자책점이 4.50 이하인 투수가 한 명도 없다. 평균자책점 2.45인 김강률이 시즌 아웃된 가운데 현재 1군 불펜투수 중 가장 성적이 좋은 이현승의 평균자책점이 4.57이다. WHIP으로 보면 오현택이 1.23으로 불펜에서 제일 안정적이다.
그래도 아직 불펜이 강화될 여지가 있다는 점은 희망이다.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다 니퍼트 복귀에 맞춰 불펜으로 간 진야곱은 7일 잠실 넥센전에서 2이닝을 완벽히 막아 홀드를 따냈다. 롱릴리프는 물론 셋업맨으로도 쓰일 수 있다. 발목 염좌가 있는 유희관이 9일 경기에 나설 수 없을 경우 대체 선발로 등판할 수 있어 김 감독은 이날 진야곱을 대기시키지 않으려 했으나, 스와잭이 갑작스럽게 일찍 물러나면서 진야곱도 나왔고, 앞으로 특별한 일이 없다면 계속 불펜에 남는다.
지금 1군에 없는 전력을 불러올리자면 노경은이 있다. 퓨처스리그에서 그를 지도하고 있는 이상훈 투수코치는 "하체가 딱딱하다고 하지만 현재는 부드러워져 있다. 던지기 전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될 대로 되라는 심정으로 던져야 하는데 지금까지 1군에서는 너무 잘 하려고만 했다. 편하게 다리를 들어서 공을 내팽개쳐야 한다"며 노경은이 기술적인 면과 정신적인 면 모두 변했다고 말하고 있다.
또 하나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충격적인 경험을 통한 각성이다. 전날 경기에서 두산은 14-10으로 승리했지만 깔끔한 마무리는 하지 못했다. 14-5에서 이현승이 9회말 5실점한 것. 그래서 승리에도 경기 직후 덕아웃 분위기는 무거웠다. 김 감독은 이현승이 마무리로 책임감을 더욱 느끼게끔 절대 바꾸지 않겠다는 자세를 보여주며 강한 메시지를 던졌다. 경기 후 김 감독은 "현승이가 이제는 그렇게 던지지 않을 것이다"라고 이야기했다. /nic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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