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승리공식 흔들, 필승조 역투도 헛심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8.08 05: 55

필승조 투수들의 역투도 무위로 돌아가고 있다. 극심한 변비 타선으로 한화 필승 공식마저 흔들리고 있다.
한화는 지난 7일 대전 LG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5-6으로 졌다. 5회부터 투입된 박정진이 1⅔이닝 27구, 6회 올라온 권혁이 2이닝 36구, 8회 기용된 윤규진이 2⅓이닝 42구구를 던지며 6이닝을 2실점으로 막았지만 팀 패배를 막을 수는 없었다. 시즌 내내 한화를 떠받쳐온 승리 공식이 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 필승 3인방 승률 7할대 붕괴

올 시즌 한화는 박정진-권혁-윤규진으로 이어지는 리그 최고 수준의 불펜 필승 3인방을 보유 중이다. 한화가 시즌 내내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었던 데에는 이들이 연투와 긴 이닝을 소화해준 게 크다. 박정진은 리그최다 65경기에 나와 개인 최다 85이닝을 던졌고, 권혁도 58경기 88⅔이닝으로 리그 구원 최다이닝이다. 윤규진은 부상으로 40일간 빠져있었지만, 38경기 49이닝을 소화했다.
특히 세 투수가 동시 투입된 경기에서 한화는 매우 높은 승률을 자랑했다. 7월까지 박정진·권혁·윤규진이 한 경기 전원 투입된 것이 모두 17경기였는데 12승5패로 승률이 7할6리에 달했다. 지난달 2일까지 첫 13경기에서는 10승3패로 무려 7할6푼9리. 그러나 8월 세 투수가 모두 나온 3경기에서 전패를 기록 중이다. 한화가 불펜 3인방을 전원 투입하고도 3연패한 것은 올 시즌 들어 처음으로 겪는 이변이다.
박정진은 8월 4경기 6⅓이닝 평균자책점 2.84로 변함없이 안정감을 자랑한다. 권혁도 3경기 5⅓이닝 무실점으로 7월 침체에서 완전히 벗어났다. 4경기 5⅔이닝 3실점한 윤규진이 평균자책점 4.76으로 다소 흔들렸지만 크게 무너졌던 투구는 없었다. 세 투수는 지난 1일 대전 KIA전 5이닝 1실점, 2일 KIA전 4이닝 무실점, 7일 LG전 6이닝 2실점 합작으로 분투했지만 한화는 이기지 못했다. 리드 당한 상태에서 나왔기 때문이다.
 
▲ 더 이상 뒤집지 못하는 타선
박정진·권혁·윤규진은 보통 필승조들과 다르게 이기는 상황뿐만 아니라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나온다. 3점차라도 역전할 가능성만 있다면 지고 있어도 집중 투입된다. 그렇게 해서 무수한 역전승을 일궈낼 수 있었다. 한화가 전반기 수확한 44승 중 27승이 역전승이었다. 역전승 비율 61.4%. 필승조를 앞세워 실점을 최대한 억제한 뒤 경기 후반 역전을 도모하는 것이 한화의 승리방식이었다. 그런데 이 방식이 후반기에는 통하지 않는다.
후반기 한화는 5승10패에 그치고 있고, 역전승도 2승밖에 되지 않는다. 가장 큰 이유는 경기를 뒤집는 타선의 힘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후반기 한화는 팀 타율이 9위(.282)로 하락해 있고, 홈런은 15경기에서 4개를 치는데 머물러 있다. 이 기간 팀 출루율은 6위(.367)로 평균에 가깝지만 리그 최다 137개의 잔루를 남겼다. 경기당 평균 잔루가 9.13개.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따라붙어도 결국 고비에 부딪쳐 한 끗 차이로 패하길 반복한다.
'공격첨병' 이용규가 지난달 31일 종아리 부상을 당하며 이탈했고, 이에 앞서 중심타선에서 쏠쏠히 활약한 이종환도 후반기 2경기 만에 발목 부상을 당했다. 김태균도 후반기에는 페이스가 다소 떨어져 있다. 후반기 6~9번 하위타순 타율 2할4리에서 나타나듯 타선 연결도 쉽지 않다. 지금처럼 타선이 응집력 부재에 시달리는 한 한화의 필승조 역투는 헛심이 될 수밖에 없다. /waw@osen.co.kr
대전=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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