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의 그라운드 위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비지땀을 흘리지만 그중에서도 포수들의 땀은 더욱 짜다.
한 경기에 약 5kg 정도의 장비를 차고 수비에 나서는 데다 타격까지 해야 하고 경기 운영까지 계산하는 포수들은 여름 더위 속에서 가장 취약한 포지션이다. 경기 전에도 수비, 타격 등 가장 많은 훈련을 해야 하는 포수들이기에 다른 선수들보다도 더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한 감독은 "저 더위에 장비를 쓰고 끼고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 안쓰럽다"며 포수들에 대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리고 투수가 던지거나 타자들이 친 공에 맞는 일도 다반사. 항상 부상에 노출돼 있는 포수들이기에 위험천만한 상황이 많은데, 최근에는 타자들의 방망이에 머리쪽을 맞는 아찔한 부상이 유독 많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7일 잠실 두산-넥센전에서 넥센 포수 박동원은 3회말 선두타자 양의지의 스윙 후 방망이에 머리를 맞았다. 박동원은 헬멧을 쓰고 있었음에도 머리에서 꽤 많은 피를 흘리며 고통을 호소했고 바로 교체돼 치료를 받았다. 후유증이 올 수 있는 머리 쪽이기에 주전 포수의 부상은 넥센에 당분간 타격이 될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일이 6월 13일 수원 kt-넥센전에서도 있었다. 이때는 박동원이 이날 3회초 1사 1,2루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면서 타격폼이 무너졌고 배트가 장성우의 마스크 아래 귓부분을 때렸다. 장성우 역시 출혈 부상이 생겨 윤요섭과 교체된 바 있다. 장성우는 다행히 다음날에도 정상적으로 경기에 출장했다.
당시 조범현 kt 감독은 다음날 "나는 포수로 뛰면서 한 번도 배트에 맞은 적이 없다. 스윙이 큰 타자면 포수가 피해서 뒤에 앉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당시 더그아웃에 있던 송진우 KBS 해설위원은 "우리나라도 메이저리그처럼 일체형 마스크를 도입해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며 포수들의 부상을 우려했다.
포수는 야구장의 '안방마님'이라고 불릴 만큼 경기에서 매우 중요한 포지션이지만 그만큼 위험하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두 번 모두 맞은 선수도 포수, 방망이를 휘두른 선수도 포수였는데 양의지와 박동원 모두 상대 포수의 부상에 남일이 아닌 듯 자리를 떠나지 못하고 동병상련의 마음을 드러내는 모습이었다./autumnbb@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