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저스, '닮은꼴' 바티스타와 묘한 인연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8.08 13: 01

한화 에스밀 로저스(30)가 KBO리그 최초 데뷔전 완투승 투수로 화려하게 데뷔했다. 한화도 이제 강력한 외국인 에이스가 생겼다는 기대감이 현실이 되고 있다. 
로저스를 보며 많은 사람들은 2년 전까지 한화에서 뛰었던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5)를 떠올린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으로 큰 키와 강속구, 상체 위주 투구 폼이 바티스타와 닮았기 때문이다. 바티스타 역시 4년 전인 2011년 7월 대체 외국인 투수로 들어와 위력투로 한화 돌풍을 이끌었다. 
로저와 바티스타는 아는 사이였다. 같은 도미니카공화국 산토도밍고 출신으로 비시즌 윈터리그는 물론이고 미국에서도 한 팀에서 함께 한 기억이 있다. 공교롭게도 로저스는 바티스타가 뛴 한화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열고 있다. 4년 전 메이저리그 미련을 버리고 한화에 온 바티스타와 비슷하다. 

당시 한화는 시즌 중 구단 수뇌부 교체와 함께 공격적인 투자를 하며 바티스타를 영입했다. 올해 새롭게 교체된 구단 수뇌부의 주도 아래 로저스에게 거액을 쏟아부은 것과도 닮았다. 한화 관계자는 "당시 바티스타나 지금 로저스 모두 타이밍이 좋았기에 영입이 가능했다. 금액도 중요하지만 마이너리그로 내려오면서 의욕이 조금 떨어진 시기에 접촉한 것이 통했다"고 귀띔했다. 
로저스는 "바티스타를 잘 알고 있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같이 뛴 적이 있고, 작년 겨울 도미니카의 윈터리그에서도 함께 한 사이"라며 "바티스타와 가끔 연락을 나눈다. 그가 한화에서 뛴 것은 미처 몰랐던 사실이다. 그에게서 따로 들은 이야기도 당연히 없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만 20살이었던 2006년 콜로라도와 계약하며 마이너리그에서 시작했는데 그 당시 바티스타는 메이저·마이너를 오가는 신분이었다. 비시즌에는 도미니카공화국에서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따로 모여 몸을 만드는 훈련장에서 함께 하며 친분을 더했다고 한다. 
바티스타는 한화 사상 최고 외국인 투수로 기억된다. 한화 외국인 투수로 2년 연속 재계약한 투수는 바티스타가 유일하다.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2011~2013년 3년 통산 100경기 14승13패18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3.70 탈삼진 321개의 기록을 남겼다. 
한화 관계자들은 "바티스타는 실력만큼 인성이 좋은 선수였다"고 입을 모은다. 그가 성적 이상으로 한화의 마음 깊게 남은 이유. 한국을 떠난 뒤에는 지난해 멕시칸리그를 거쳐 올해는 보스턴 레드삭스 산하 싱글A에서 6경기 5승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하며 야구인생을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바티스타는 한화와 3년을 함께 했으나 가을야구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갔다. 그를 떠올리게 하는 로저스가 한화의 오래된 가을야구 숙원을 풀 수 있을까. 꿈이 이뤄진다면 아마 바티스타도 기뻐할 것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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